'사람들이 식탁에 앉아 잡담을 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갑자기 식탁 밑에서 폭탄이 터진다면 관객들은 깜짝 놀랄것이다. (공포) 그런데 그 전에 누군가 식탁 아래에 폭탄을 설치하는 장면을 먼저 보여준 다음, 폭탄이 터질 시각으로 다가가는 시계와 폭탄이 설치된 줄 모르고 잡담하는 사람들을 차례로 비춘다면 관객은 인물들에게 "그럴 때가 아니야, 식탁 밑에 있는 폭탄이 곧 터질 거란 말이야!" 라고 경고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서스펜스) 15초의 surprise 보다 15분의 suspense.' - 알프레드 히치콕
이 영화가 공포를 쌓아올리는 전략은 '선서스펜스 후공포' 다.
서스펜스 서스펜스 서스펜스 '공포' 서스펜스 서스펜스 서스펜스 '공포'... 흔히 영화에는 3가지 눈이 있다고 한다. 카메라의 눈, 등장인물의 눈, 관객의 눈 (물론 관객의 눈은 카메라의 눈에 포함될수 밖에 없음) 하지만 이 영화에 그 공포의 존재(귀신, 악령, 미친 인간)를 3가지 눈이 동시에 보는 장면은 의외로 적다. 3번?
등장 인물은 보지 못하는데 관객은 보고 (박수 치는 손) 등장 인물은 보는데 우리 관객은 보지 못하는 (문 뒤에 누가 있어요) 장면이 반복 되며 분위기를 쪼아간다.
그렇다고 계속 이런 서스펜스만 반복이 되다 보면 관객은 심드렁해질테지.. "쳇, 이번에도 귀신 안 나오지?" 하면서.. 그 쯤에서 영화는 3가지 눈이 모두 볼수 있는 공포의 존재를 등장시켜 리셋을 하고 다시금 서스펜스를 쫄 여지를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쭉쭉 뻗어나간다.
결정적으로 오르골 씬, 3번이나 반복되는 이 오르골씬을 떠올려보자.
오르골이 음산한 멜로디를 내면서 돌아가고 카메라가 조그만 거울을 기웃거릴때 관객은 뭔가 튀어 나올거 같아 콩닥콩닥 한다.
하지만 결국 귀신은?
ㅎㅎㅎ
특히 영화의 제일 마지막 씬이 이 '오르골 서스펜스' 로 끝난다는건 제임스완 감독의 분명한 메세지로 읽고 싶다.
"호러 영화는 surprise 이전에 suspense다"
포텐이 터졌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우리나라는 엑소시즘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것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