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환상적이고 황홀한 어드벤처가 있었는가. 3D 영상 혁명의 성공. 그리고... 우리 모두 ‘있을 때 잘 하자’.
평소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가지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던 이안 감독. 하지만 솔직히 이번 영화는 반신반의 우려가 약간 되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영화는 그의 첫 3D 영화이고 도무지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는 않은, 왠지 소규모의 잔잔한 표류 영화가 아닐까 싶은 태평양 한 가운데 표류하게 된 소년과 호랑이 한 마리의 이야기라니. 대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을지, 3D는 대체 어떻게 나왔길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그렇게 극찬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철저하게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지닌 이안 감독이 아무 준비와 비장의 무기도 없이 이런 초대형 제작비의 영화를 다짜고짜 만들었을 리는 만무하고 말이다.
결국 드디어 영화를 확인하는 순간, 역시 이안 감독이구나 싶었다. 이 영화를 위해 ‘환상적이다’, ‘황홀하다’ 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게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환상적이고 황홀한 영화 였다. 이것이 진정 판타스틱 아닐까!! 3D 영화가 생긴 이래로 <아바타>를 뛰어 넘는 3D 영화는 없었다. 그런데 정말 제임스 카메론 말대로, 3D 영화의 패러다임을 깨부순 작품이라는 말이 사실이었다. 개인적인 느낌은 3D 영화라는 체험을 처음 맛보게 해주었던 <아바타>를 보았을 때의 느꼈던 쾌감의 정도를 뛰어넘는 더욱더 극한의 환상적인 입체감과 황홀함, 마치 꿈속에라도 들어와 있는 듯한 몽롱함까지 느껴주게 하는 엄청난 영상이었다. 당분간 절대 잊을 수 없는 황홀하고 아름다운 영상 체험. 진짜 끝내 준다.
망망대해 태평양 한 가운데서 겨우 구명보트 하나 타고 호랑이와 함께 목숨을 유지하며 정말 신기롭고 찬란하고 장엄한 믿을 수 없는 표류를 시작하는 인도 소년 ‘파이’ 와 호랑이 ‘리처드 파커’ 의 이야기.. 갖은 고난과 시련, 폭풍우를 만나고 정말 갖가지 놀랍고 신기한 체험도 하며 그들의 환상적인 어드벤처는 시작된다.
영화에서는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우탄, 벵골 호랑이 등의 동물들과 남자 주인공 ‘파이’, 그리고 갖가지 종교들에 대한 언급, 신, 폭풍우, 시련 스펙터클한 사건과 다의적인 의미를 가진 상징적인 소재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라이프 오브 파이> 라는 영화 속에서 각각이 어떠한 기능을 하고 의미를 지니는가는 이 영화를 체험하는 관객들 마다 다른 감상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곱씹어 생각할 수록 충격적인 결말도 그 것에 대해 끊임 없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러한 결말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다른 리뷰들이 대신해줄듯 ^^
내가 이 영화를 보고 가장 감명 깊게 느끼고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바로, 주인공 ‘파이’ 가 자신이 사랑하고 감사하고 고마워했던 그 모든 주변 존재들에 대해 그 어떤 작별인사도 없이 모두 갑자기 떠나보내는, 그래서 너무 후회하고 가슴 아파 하는 그런 부분이었다. 정말 ‘있을 때 잘하자’, ‘옆에 있을 때 잘하자’ 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님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깨우칠 수 있었다.
정말 인생을 살면서 수도 없이 많이 들어왔던 ‘있을 때 잘하자’ 이 교훈에 대한 상기, 자각이 이번에 얼마나 크게 마음에 와 닿던지.. 인간은 정말 주변의 가족이든 친구든 동물이든 물건이든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사랑했고 고마워했던 그 대상을 언제 떠나보내고 헤어지고 잃어버릴지 예측하기 힘들고 할 수도 없다. 우리는 다만 그런 갑작스러운 이별과 헤어짐이 없으리라고, 예측하지 못한 사건, 사고는 나의 일이 아닐 거라고 하면서 평소 막연한 안심과 예상으로 하루하루를 평온 할 것이라 생각하며 보낸다.
그러나 비극은 한 순간이요, 헤어짐도 한 순간이라는 것. 꼭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것. 사랑한다고 감사한다고 고마웠다고 잘 가라고 할 수있는 시간은 지금이 아니면 다신 없을 수도 있다는 것. 정말 이 틀에 박히고 뻔한 당연한 진실이 이번에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어찌나 가슴에 와 닿았는지 모르겠다. 정말 평소에 마음 속에 이 말을 잘 새기고 살아가야겠다.
물론 다른 분들은 이런 파이의 믿을 수 없는 표류 이야기를 통해 본 인생의 의미, 인생의 굴레, 시련과 용기, 우정, 감동, 등등등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하여 느끼고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고 나도 정말 이 영화를 통해 다양하게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뭐 하나 콕 집어 말한다면.. 나는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이별을 할 수도 있는 애처롭고 불쌍한 인간이란 동물의 안타까움’ 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것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있을 때 잘하자’ 라는 교훈에 대해 상기시키고 싶었다.
물론 이 영화는 그렇게까지 엄청나게 철학적이고 어렵고 심오하고 막 지루한 영화는 절대 아니다. 이안 감독이 직접 말했듯이 이 영화는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다. 따라서 영화의 여러 상징적 의미와 교훈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하고 인상적이었다고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은 정말 <아바타> 이후 궤를 달리하는 시도의 영상 혁명의 성공. 3D 영상의 새로운 혁명이 되었다는 그 점을 강력히 어필하고 싶다. 뻔한 표현, 의례하는 평소의 좋았다라는 말과는 진짜 궤를 달리한다!! 이것은 무조건 정말 3D로 보고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그 어떤 장면들도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았고, 장면 장면 마다 심도 깊은 3D 영상을 구현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깊은 농도의 3D를 선사해준다. 정말 좋은 시설의 3D 상영관에서 꼭 체험하시길. 정말 그동안의 3D 영상들과는 차원이 다른 3D 영상을 경험하면 누가 봐도 이 말도 안 되는 찬란하고 황홀한 아름다움의 영상 매력에 푹빠질 것이다.
배가 바다 물 위에 떠있는 건지, 배가 은하수가 가득한 하늘 위에 떠 있는 건지, 배가 우주를 유영하고 있는 건지,
구분할 수 없는 극강의 입체감과 몽롱함, 황홀함. 꼭 느끼시길!!
+ 아직 <호빗>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3D 만큼으로는 역대 나온 3D 영화중 가장 최고였고 강력했다. + 2012년 제 1차 영상 혁명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 수라즈 샤르마... 잊을 수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 <캐스트 어웨이>의 '윌슨' 의 계보를 잇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친구 '리차드 파커' 벵골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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