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넘치는 신인 감독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설 된 칸영화제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신
인 감독들이 수준 높은 시나리오를 쓸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왔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
해 '김희정' 감독의 첫 장편인 <열세살, 수아>의 시나리오를 완성했으며 개봉 이후 인물의 내면
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번 <청포도 사탕:17년 전의 약속> 역시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선정 되었는데 선정된 이유를 확인하러 영화 <청포도 사탕> 곁으로 다가
가 본다.
어느덧 서른, 가슴 시린 성장통이 시작된다…
약혼자 지훈(최원영)의 사고 소식을 듣고 찾아간 병원에서 중학교 동창인 소라(박지윤)와 재회
하게 된 선주(박진희).
지훈의 출판사에서 준비중인 신간의 작가가 소라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선주는 알 수 없는 불안감
에 휩싸인다.
지훈과 소라가 함께 가기로 한 출장에 지훈을 따돌리고 합류한 선주는 그 곳에서 어린 시절 그들
의 친구였던 여은의 언니 정은(김정난)을 만나게 된다.
돌아오는 길에 일어난 갑작스런 사고로 어쩔 수 없이 정은의 집에 머무르게 된 그날 밤, 그녀은
잊혀졌던 기억과 마주하게 되는데…
섬세한 내용의 소설중엔 첫번째로 임팩트가 많이 가미된 흥미 있는 소설, 두번째로 임팩트라곤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는 예술 수준의 소설, 세번째로 임팩트가 있으면서도 너무 미미한 나머지
그 임팩트를 느끼러 두번이고 세번이고 찾게 만드는 소설이 있다. 본인이 만약 해당 소설의 독자
라면 첫번째는 한번만 보게 될 것이고, 두번째는 본인의 지적 수준이 소설에 못미쳐 읽다 말 것
이며, 마지막으로 세번째와 같은 경우는 시간을 두고 가을철에 낙엽을 지근지근 밟으며 사색에
잠기듯이 한장한장 의미를 되새기며 읽게 될 것이다. 본인이 위와 같은 얘기를 왜? 꺼내냐하면은
영화 <청포도 사탕: 17년전의 약속>을 감상하고나서 집으로 귀가하는 길에 영화의 전반적인 섬
세한 구조와 전개에 크지도 않은 그렇다고 작지도만은 아닌 의미를 사색하듯한 보면 볼수록 새
록새록 뇌리와 가슴에 새겨질 한편의 섬세한 소설을 만난 기분이 한발자욱 한발자욱 발걸음을
뗄때마다 느껴졌다. 영화는 앞서 언급한대로 흥미나 재미 위주의 영화는 아니다. 그러므로 임팩
트를 바라거나 일반 드라마 처럼 유희를 바란다면 실망이란 단어와 조우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러나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성+ 감수성을 배역들의 긴장감을 이끌어낼듯 말듯한 아슬아슬한 경
지의 내면세계의 영화적 구조속에 관객의 눈과 귀를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어쩌면 이
런 영화적 구조가 남성 보단 여성에게 더 적합할지는 모른다. 그렇다고 여성만 위와 같이 본인이
느낀 감성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섬세한 구조의 평
을 하게 만드는 영화 <청포도 사탕: 17년전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상영이 끝나고
감독과 배우와의 관객과 대화시간이 있었는데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이 작품이 왜? 섬세함을 지
녔는지 알수 있어 본인으로서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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