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후기 : ★★☆
영화가 엉망이라고는 못하겠는데, 참 지루하고 재미없게 만들었네요.
우선 인물들이 너무 뻔합니다. 물론 오락영화에서 인물이 전형적인 것이 꼭 큰 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캐릭터가 개성도 매력도 없이 예측가능한 수준 중에서 가장 평범하고 재미없게만 움직이는 것은 큰 문제이겠지요! 감정이입의 여지조차 얻기 힘든 박제된(죽은) 캐릭터의 전형을 볼 수 있습니다. 사냥꾼 연기를 하는 토르와 백설공주를 연기하는 하는 벨라를 지켜보는 느낌입니다. 오로지 여왕만이 자신의 사연을 조금 담아내는 수준이네요.
이야기 또한 기시감이 지나치게 짙습니다. "원작동화+원령공주+잔다르크+나니아연대기"를 얼기설기 꿰어맞춘 설정과 장면들이 뚝뚝 끊기며 이어지는 정도네요. 뭇 영화들에서 항상 보아왔던 창의성없는 소박한 위기와 곧바로 제시되는 싱거운 문제해결이 몇 차례 반복되는 흐름인데, 참 긴장감없이 척척 넘어가다보니까 그저 지루합니다. 전 극장에서 사람들이 화장실가겠다고 그렇게 많이 들락날락거리는 모습은 처음 봤네요. ( 26일 14시15분 청량리롯데 상영중엔 그랬습니다. )
전투와 관련된 스케일과 볼거리는 한 마디로 터무니없이 빈약합니다. 일단 예고편에 나온 것이 거의 전부입니다. 트롤이 나오는 장면만이 좋았을 뿐! 기대했던 전쟁씬은 TV드라마 사극 수준에도 못 미치고, CG를 사용한 전투장면들은 첫부분과 끝부분 다 합쳐서 3~5분쯤 되려나? 두 번 모두 뭔가 보여주겠구나 기대하는 순간에 곧바로 끝나버립니다. <반지의 제왕>은커녕, <나니아 연대기>에도 한참 못 미칩니다.
그나마 장점을 찾자면, 대자연을 비추는 풍경과 CG장면들입니다! 영상미와 분위기는 확실히 갖추고 있네요. 스크린에 펼쳐지는 멋진 배경과 요정세계에 대한 묘사, 여왕의 마법 몇 장면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이외에 영화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은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여왕뿐이네요. 속편은 차라리 프리퀄로 "이블 퀸"이 악녀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그만큼 2,3편으로 이어갈 영화의 매력을 찾기가 어렵네요.
아무래도, 영화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지루함과 실망을 느끼는 관객이 훨씬 많으리라 예상됩니다..
원문 : http://aciiacpark.blog.me/10015895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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