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허름한 집에 야곱이라는 백내장으로 눈이 먼 늙은 목사가 살고있고, 그 집에 무기징역을 살다가 사면된 레일라라는 여자가 들어온다. 그여자는 직감적으로 자기를 사면시켜준것이 목사라는 것을 깨닫지만, 그의 미련하리만치 신도들의 편지와 기도에 집착하는 모습에 짜증을 내고 제멋대로 행동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목사에게 편지가 오지 않기 시작한다. 레일라는 집배원이 중간에 가로챈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말로 목사에게 온 편지는 없었다. 그런 목사에게 연민을 느끼고 레일라는 편지의 고해성사 대신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모든 죄가 용서 될 수 있냐는 레일라의 물음에 목사는 그녀의 언니의 편지로 답을 대신한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임무를 모두 수행한 양 갑작스럽게 쓰러지며 죽음을 맞는다.
정말 짧다. 독립영화 이외에 내가 영화관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짧은 것 같다. 그러나 그러기에 깔끔했다. 더 길었다면 지저분했을 것 같은 영화다. 목사가 편지에 집착하고 기도에 집착하는 모습, 그리고 약간의 노인성치매로 보이는 행동을 할 때는 나조차도 레일라만큼 답답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의 고해성사를 하기까지 그리고 편지를 주기까지 목사는 차분히 기다리기만 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오히려 내 자신이 한심해지고 그의 인내와 선견지명에 감탄했다.
충분히 볼만한 영화고 여운이 남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영화다.
무비스트를 통해서 시사회에 당첨되어 무려 '대한극장'에서 이런영화를 볼수 있는 기회를 가져 정말 좋았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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