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핑 뷰티
주인공 루시는 친구 집에 얹혀사는 대학생이다. 그녀는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상류층을 위한 파티에서 에로틱한 복장을 착용하고 서빙을 한다. 첫날은 그냥 서빙으로 끝나고, 그 세계에 좀 더 빠져들게 되는데, 어떤 차를 마시면 3~4시간 동안 누가 건드려도 깨지 못하는 상태로 된다. 그리곤 상류층에 노인들이 부끄럼 없이 자고 있는 그녀에게 자신의 욕구를 채운다.
대충의 이야기는 이러한데 배경이 되는 호주의 시간적 배경은 현재인데, 마치 20세기 초의 상황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계급의 분류에 의해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물론 현재도 평등하다고 하지만 분명한 계급이 있다. 주인공 루시(사라)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데 방세와 등록금을 위해 그렇게 일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그녀가 하는 알바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복사직, 콜걸, 슬리핑뷰티, 식당서빙 등 너무 많은 일을 한다. 하지만, 그 많은 일들을 정말 열심히 하지 않는다. 마치 자르려면 짤라 라고 하는 것 같다. 마치 죽음을 앞두고 시간을 빨리 써 버리려는 사람처럼... 그렇다고 전체적인 현재 호주의 사회적 상황과 젊은이들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진 않는다.
본격적인 슬리핑뷰티를 시작하는 사라에겐 세 명의 노인들이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첫 번째 노인은 수줍음이 많은 인물이고, 두 번째 노인은 상당히 마초 적이고, 심지어 사도마조히즘 성향을 갖고 있는 인물이고, 세 번째 노인은 성적욕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사라를 마치 운동기구처럼 들었다 놨다 한다. 여기서 빠져있는 세대는 30~50대에 인물인데, 그 역할을 뚜쟁이(?)인 마담이 맡는다. 두 세대를 연결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 두세대는 마치 죽음을 앞두거나 돌진하는 것처럼(사라의 경우) 보인다.
자기가 자고 있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는 모르는 사라는 몰카를 준비하는데, 첫 번째 노인이 다시 방문한다. 그리고 그는 사라가 먹는 차를 세 배나 마시고 그녀 옆에서 죽는다. 그 영상이 고스란히 몰카에 녹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영화는 끝이 난다.
<슬리핑뷰티>를 보고 아쉬웠던 것은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서사 혹은 사회적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방식 중 이도 저도 아닌 것이 아쉬웠다. 그랬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명확히 알 수가 없었고, 엔딩에 가서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촬영법이나 미술에 있어선 고전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보이긴 하지만, 시대의 모호함을 표현하는 방식으론 좋았다. 그리고 개인적인 성향일진 모르겠지만, 제목처럼 주인공 사라가 모두가 좋아하는 외모를 지니고 있는지 궁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