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코코 샤넬. 현대인이라면 다들 아실만한 브랜드이자 패션계의 아이콘.
'스트라빈스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이라 곡으로 당시 파리에서의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킨, 전위적인 곡을 만든 러시아출신의 미국 작곡가.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원제 <코코 샤넬과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았다. <봄의 제전>이라는 전위적인 곡으로 초연 파리공연에서 숱한
질타를 받은 그는 좌절에 빠진다. 가족들은 부양해야하고, 아내는 병으로 아프기까지
하다. 그런 그에게 슬며시 다가선 사람은, 당시에도 의상과 샵 등으로 성공한
패션 선두주자 '코코 샤넬'이었다. 돈과 명예를 모두 가졌던 그녀는,
사랑하는 애인이 죽자 깊은 상실감에 빠져있었다.
어찌보면 서로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했다. 창작자로써의 작품에 대한 질타와
가족부양의 짐까지 떠맡고있던 '스트라빈스키'에게는 '창작'에만 몰두할 수있는
편안한 환경이 필요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깊은 상실감과 고독감에 빠져있던
'샤넬'에게는 사람 혹은 연인이 필요했을지도. 그 둘은 자연스레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본능적으로 느끼면서, 서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스트라빈스키'의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다. 샤넬이 제공해준 한 집에서
살면서 어찌 그 기운을 못 느끼랴... 이 부분에서 살짝 치정극의 느낌이 나지만,
영화는 후반들어 이 둘이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두고 '작품창작'에만 몰두하면서
탄생하게 된 두 가지의 희대작품의 비화를 이루어나가게된다.
[샤넬No˚5]와 [봄의 제전]. 여자라면 대부분 모두가 아실 그 브랜드의 '향수'와
전위적인 곡으로 질타받았던 '그 곡'에, 둘은 이루지못할 사랑에 대한 아쉬움과 고통,
비극, 기쁨이었던 감정 등을 모두 담아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작품들을 만들어내었다.
역시나, 희대의 작품은 고통이고 비극인 상태에서 탄생한다는 말이 맞는 것인가.
"내가 길을 걷다가 휘파람을 불었어. 그런데, 맞은편에서 나하고 똑같은 곡을
휘파람으로 부는 여자를 만난거야. 그건 우연일까, 운명일까?"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는 '창작자'라는 공통분모 아래 그렇게 끌리고 만났다.
그들의 만남은 부족함을 채우기위한 단순한 불장난이었을까, 아니면 운명이었을까.
그 대답과 진실은 본인들만이 알 것이다.
샤넬을 연기한 '아나 무글라리스'는 실제로 샤넬의 뮤즈답게 샤넬의 모델로도 활동 중.
도도하면서도 차갑지만, 매력적인 분위기를 발산해내는 그녀의 모습은 샤넬 그 자체다.
스트라빈스키를 연기한 <더 도어>등에 출연한 '매드 미켈슨'의 모습 역시,
묵직한 고뇌 속에서 창작과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고민하는 연기를 큰 바위처럼 표현해낸다.
"당신은 색이 들어간 것을 좋아하지않는군요." "난 검은색과 흰색만을 추구하지."
샤넬의 패션스타일과 그녀의 독립적인 여성으로써의 성격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면이
영화에선 많다. 집 안의 저택이나 그녀의 패션 등 시각적으로 도드라지게 표현되기에
여성분들에게는 그런 그녀가 독립적이고 성공한 여성으로써의 커리어로써 멋지게 보일지도.
영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는 배우들의 매력과 캐릭터의 매력이 확실한 앙상블을
이루어 만들어낸 고급스러운 느낌의 전기적 영화이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때로는 치정극의 아찔한 느낌과 아련한 러브스토리의 느낌으로 만들어낸 영화다.
희대의 두 작품은 그렇게 탄생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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