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그 저 귓것
먼저 ‘귓것’이라는 단어의 뜻은 제주도 방언으로 ‘바보’라는 뜻으로 쓰인다. 표준말로 옮기자면 ‘어이구 저 바보’ 정도가 될 것이다. 이 작품은 <뽕똘>의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뽕똘> 직전 작품이다. 넓은 의미로 음악영화가 될 수도 있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노래는 작품 속에서 등장하진 않지만, 기타하나와 목소리로 전달하는 영화 속 배우의 노래는 정말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그의 이름은 다름 아닌 용필이다.
용필을 중심으로 한량인 경준과 나이 어린 댄서, 그리고 슈퍼를 운영하는 어머니를 둔 노숙자가 이 영화의 중심을 이룬다. 경준과 댄서는 용필을 따라다니며 노래를 배우고, 노숙자는 땅에 흘린 꽁초를 주워 피고, 동생들의 술을 훔쳐 먹는 인물이다.
<뽕똘>에 비해 로컬무비로써의 성향은 적지만, 몇 몇 공간에 상징성인 그 이상이다. 대표적으로 슈퍼가 그러하다. <초록물고기>에서 보여준 15년전 일산의 재개발 모습과 이 작품에서 동네 슈퍼가 자연스럽게 마트로 옮겨지는 모습이 그 공간에서 살고 있는 인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량들인 남자들과 죽어라고 일만 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제주도의 실제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한량인 남자들도 슈퍼 할머니의 죽음 이후로 무언가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변화되는 환경에 적극적인 대항을 하기 보다는 그 흐름에 그냥 동참하는 인물들이다. 엔딩에서 서울로 상경하는 댄서가 두리번거리는 장소가 문화운동이 활발한 광화문이라는 것이 그 캐릭터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아마도 감독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주인공들과 현재의 우리들에게 움직여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음악영화답게 앞서 말한 것처럼 용필의 노래가 일품이다. 단, 조용필의 노래는 등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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