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 작품에 호감이 갑니다. 얼마 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감상한 트리거(Trigger)는 추억을 기억하는 두 여인의 구술(口述)로 사람을 기쁘게 하더니 이번 <그을린 사랑>(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그을린>으로 상영)은 슬픔에 가슴이 찢기는 충격으로 사람을 울립니다.
두 작품 다 토론토국제필름페스티벌 2010년 캐나다 영화 톱10에 오른 작품이며,
기억할 만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을린 사랑>과 같은 경우 주된 배경이 레바논이며 레바논 내전통에 얽히고설킨 가족사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본래 캐나다 연극이 원작으로, 레바논 태생 희극작가이자 감독인 와즈디 무아와드에 의해 쓰여지고 무대에 올려졌다는 사실입니다. 영화를 본 후 레바논 내전 시작과 현재까지를 알아가는 중, 영화에서 보여졌던 여러 장면이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와즈디 무아와드 원작 감독이 직접 겪고 들은 바에 의해 탄생한 작품(원작)이었기에 아픔을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트리거> 같은 경우는 여주인공 트레이시 라이트가 2010년 암으로 고인이 되었기에 역시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작품으로써 좋은 점은 물론, 위와 같은 작품 외 특징 때문에 캐나다 영화에 계속적인 호감을 갖게 됩니다.
시놉시스
작품 <그을린 사랑>은 쌍둥이 잔느, 시몽을 슬하에 두고 있는 나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나왈은 정신적 충격과 연로해 병상에 있고 나왈이 18년동안 모시고 있던 공증인을 통해 잔느와 시몽에게 유언과 편지를 남깁니다. 이미 죽은 아버지와, 세상에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시몽의 형을 찾아 편지를 전달하라는 내용입니다. 시몽은 말도 안 되는 유언에 따를 수 없다하지만, 잔느는 공증인 아저씨 말을 따라 어머니 행적을 추적합니다. 잔느는 타국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어머니 과거를 알아갑니다. 그리 알아가면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고, 그 배경에서 과거 레바논 내전과 당시 상황을 정신과 몸으로 겪었던 어머니 나왈을 알게 됩니다. (일례로 정치사범 600명 정도를 가두고 고문했던 / 크파르 리얏 수용소에 갇혔던 나왈과 '노래부르는 여인'에 대한 부분이 전개됨에 있어 / 그녀의 아픔을 극심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를 아는 사람에 의해 드러난 잔느 본인과 시몽 비밀, 아버지와 형에 대한 부분도 밝혀집니다.
레바논 내전과 영화 장면
작품은 여러 부분에서 레바논 내전 사건을 직접 드러내거나 부분 각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왈이 죽인 사람은' 바시르 제마엘이라 할 수 있는데 레바논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던 친 이스라엘 인물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바시르와 왈츠를>에 그 바시르입니다.) 현실에서는 폭발로 사망했지만, 작품 속에서는 나왈 저격으로 죽게 됩니다. 나왈 아들(시몽의 형)이 머물렀던 폭격맞은 장소라던지 나왈이 아들을 찾던 난민촌은, 바시르가 죽은 후 보복성으로 이스라엘이 행했던 1982년 샤틸라 대학살 사건을 그려내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명장면 버스 사건 시퀸스도, 실제로 이스라엘 폭격으로 사망한 민간인 버스 폭파 사건을 각색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오폭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용서(혹은 거짓 용서)를 구했지만, 이는 엄연히 조준 사격이라는 반대 입장으로 논란이 되었던 사건으로, 작품 속에서도 각색하여 이를 그려보이고 있습니다.
나왈이 죽은 후 비석에 쓰인 년도 의미? 나왈이 죽은 후(나왈 죽음은 영화에서 큰 비중을 두지 않기에 밝힙니다.) 비석에 그녀 출생일과 사망일이 나옵니다. 그 기간은 1949~2009 입니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여 배우 프로필에서부터 레바논 내전까지를 찾아보았습니다. 찾아본 자료에 의거한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하지만, 원작자 와즈디 무아와드나 영화감독 드니 빌뇌브 감독이 누군가의 개인 이력을 년도로 남긴게 아니라면 이 1949~2009년 의미는 이러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스라엘이 국가를 지정한 (국가가 탄생된) 1948년 5월 이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이 국가간 전쟁으로 대규모화 되었고, 그 사실을 관객에게 알리기 위해 1949년에서부터 영화 제작 즈음까지도 계속되던 2009년까지를 상징적으로 보인게 아닌가도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작품이 부족하게 보인다면? 이야기 흐름마다 주제(텍스트)를 달고 있어 매끄럽지 못합니다. 이야기를 하다가도 내용, 시간 변화를 가져오려면 스크린 한 가운데 텍스트를 보인 후 진행하기에 자연스러운 구조적 흐름이나 편집 방향을 방해합니다.
음악으로 감정을 조절한다? 반전 가사로 불려지는 라디오헤드(Radiohead) 몇 곡(슬픔과 아름다움, 평화, 혼란으로 여겨지는 감정 변화를 일으키며) 'You and Whose Army?'와 'Like Spinning Plates' 수록과, 현악기, 건반악기로 수의를 가늠하여 감정의 폭을 다루고 드라마 깊이를 다스립니다.
결론.
2011년 국내에 개봉하거나 할 작품 중에 있어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작품으로 추천합니다.
이후 몇 줄:
1. 2010 토론토국제필름페스티벌 톱10 작품:
(무작위순, 작품명/감독명)
Les Amours imaginaires(Heartbeats), Xavier Dolan
Barney's Version, Richard J. Lewis
Curling, Denis Cote
The High Cost of Living, Deborah Chow
Incendies(그을린 사랑), Denis Villeneuve(드니 빌뇌브)
Last Train Home, Lixin Fan
MODRA, Ingrid Veninger
Splice, Vincenzo Natali
Trigger(트리거), Bruce McDonald(브루스 맥도널드)
Trois temps apres la mort d"Anna(Mourning for Anna), Catherine Martin
2. 팜플렛 & 뉴스에서 찾은:
2010 베니스영화제 베니스데이즈 최우수작품상, 2010 토론토영화제 최우수캐나다영화상, 2010 밴쿠버영화제 최우수캐나다영화상/여우주연상, 2010 토론토비평가협회선정 최우수캐나다영화상, 2010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2011 선댄스영화제 공식 초청작, 2011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션. / 2011 상상마당시네마음악영화제 상영작, 2011 다문화영화제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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