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다키타 요지로 주연:히로스에 료코, 고바야시 가오루
<호>[비밀] 간직하고 싶은 영화..
"사랑하기에 비밀입니다"란 문구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영화 "비밀"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묘한 느낌과 감동을 제공하는 영화이다. "비밀"이 처음 관객 앞에 펼쳐진 때는 1999년 가을에 일본이며, 홍콩과 대만에서도 거의 같은 시기에 관객과의 만남을 가졌다. 영화를 관람한 이들은 이 영화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유럽의 여러 국가들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작품상, 관객인기상등을 받으며, 영화에 대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흔히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영화들은 일반 관객들이 보기에는 조금은 난해하고, 재미도 없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제공하는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영화들도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영화 "비밀"은 평단에게선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관객들에겐 재미와 감동을 인정받은 영화이다.
1999년에 영화 팬들 앞에 펼쳐진 "비밀"이 이젠 국내 영화 팬들 앞에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물론 이 영화를 이미 본 사람들도 있다. 1~2년전까지만 해도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이며, 감동을 전하는 마지막 반전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장면이다"란 말들이 오고갔었다. 필자의 지인들 중에도 이 영화를 먼저 본 사람들이 있었고, 관람을 하기전 이 영화에 대해서 질문을 했을 때 그저 "괜찮은 영화"다란 말만 하고, "꼭 관람해 보아라"란 주문을 했었다. 그리고 "비밀"을 관람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의 느낌은 뭐라고 해야할지..어떻게 표현해야 "비밀"을 잘 전달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들었다. 요즈음 들어 영화다운 영화를 관람한 적이 없었는데, 메마른 마음에 촉촉이 적셔주는 단비처럼 다가온 영화 "비밀"은 어떠한 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드는지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
영화는 "빙의"을 소재로 하고 있다. "빙의"에 대해서 모르는 이가 없다고 생각된다. 너무나도 행복해 보이는 가족에게 신의 질투가 가해지는지 엄마[나오코:기시모토 가요코]와 딸[모나미:히로스에 료코]은 버스 추락사고로 생명이 위태로운 중상을 입는다. 집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빠[스기타 헤이스케:고바야시 가오루]는 사고뉴스를 듣고 아내와 딸이 있는 병원으로 가고, 잠시 정신을 차린 아내 [나오코]의 손을 잡고, 아직 의식이 없는 딸의 손을 잡게 해준다. 이후 아내는 숨을 거두지만, 맞잡은 아내의 손과 딸의 손 사이에 묘한 기운이 퍼지면서, 딸 [모나미]는 의식이 돌아온다. 하지만 육체는 [모나미]인데, 아빠를 본 [모나미]는 마치 아내 [나오코]처럼 말을 한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바로 아내 [나오코]의 영혼이 딸 [모나미]로 전이된 것이다. 육체는 [모나미]이고, 영혼은 [나오코]인 셈이다. 그러기에 남편 [헤이스케]는 딸을 보면서 아내를 느끼는 것이다. 아니 딸이 죽은 것이고, 아내는 살아난 셈이다.
영화는 이렇게 황당하고 기괴하게 시작한다. "빙의현상"으로 인해 남편은 아내와 삶을 다시 시작하지만, 자신의 눈에 비치는 육체는 딸이기에 혼란스러워 한다. 그럼 남편은 왜 혼란스러워 하는가..? 그것은 분명 아내가 맞는데, 육체는 딸이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아내는 식사도 챙겨주고 옷도 챙겨주고 하는데, 좀처럼 잠자리는 쉽지가 않다. 그것을 아내는 알기에 "얼굴을 가려보면 어떠할까?" 하는 말을 건네지만, 역시나 남편은 힘들다. 여기서 영화는 한번의 위험한 고비를 보여준다. 그것은 남편과 아내의 정상적인 부부생활이지만, 딸의 육체를 빌렸기에, 자칫 도덕적인 측면에서 논란의 요지를 제공할 것 같지만, 영화는 딱 거기까지만! 보여준다. 그러기에 두 사람 사이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아슬아슬한 공중줄타기를 보는 것처럼 불안함과 안타까움을 제공한다.
이렇게 부부같지 않은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새롭게 펼쳐지는 인생의 모습도 담고 있는데, 그 속엔 "질투"라는 것도 함께 공존한다. 솔직히 남편은 공식적(?)으로 아내를 잃어버렸다. 그러기에 딸과 함께 사는 홀아비인 셈이다. 아내는 딸의 육체를 빌어 살아가기에 딸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딸의 학교도 다니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의과대학에 간다. 그리고 새로운 남성도 만난다. 남편은 그런 딸의 모습 아니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힘들어 한다. 그럼 왜 남편은 힘들어 하는가..? 그것은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아내를 지켜보고, 언젠가 돌아올 것 같은 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내는 딸의 인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솔직히 못마땅 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은 심히 심각하게 비춰질 수도 있지만, 영화는 상당히 재밌고,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기에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처럼 진행되는 그들의 관계에서 영화는 관객들이 예상(?)하는 결과를 가져다준다. 그것은 한 육체에 두 영혼이 존재하기에 언젠가는 본래의 영혼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온다는 것을 알려 주듯이, 어느날 잠에서 깨어난 아내는 원래의 딸인 [모나미]로 돌아온다. 이 얼마나 기쁜일인가..?! 너무나 기쁜 남편 아니 이젠 아빠는 그동안의 있었던 일들을 정신없이 이야기 하지만, 딸은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잠이 든다. 그리고 다시 아내로 깨어난다.
이렇게 영화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듯이 아내와 딸의 모습을 오고가며 남편,아빠에게 희망을 제공하지만, 서서히 남편은 정말로 아내를 잃어 가야만 한다. 그래서 남편과 관객들은 사랑하는 아내 [나오코]를 보내야만 하는 슬픔을 느낀다는 것이다. 한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경험하고, 살아난 사람에 의해 기쁨을 맛보아야 하지만, 이내 혼란스러운 관계를 겪어야 하고, 또 다시 반복되는 슬픔과 기쁨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 흐름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감정의 조율을 이끌어 내고 있다. 마치 피아노 조율사가 피아노의 음을 조정하는 것처럼 이 장면은 이런 감정을 느끼게..저 장면은 저런 감정을 느끼게 하고, 전체적인 감정의 조율은 관객의 몫으로 돌리는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사랑하면 이토록 떠나지 못하는 것인가..? 여러 종류의 사랑에 대한 정답이 없지만, "비밀"에서는 "가족간의 사랑은 이런 것이야"하고 해답아닌 해답을 전하고 있는데,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이 사랑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진정으로 이 영화가 전하는 사랑은 마지막 결말에서 최종적으로 알 수가 있다. 너무나 사랑하기에, 당신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랑의 참 모습을 발견 할 때 관객은 진하게 밀려드는 슬픔과 감동에 주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랑하기에 비밀입니다"란 문구가 마음속 깊숙이 파고 들기에 슬프고, 위험하고, 깜직하고, 감동적인 영화가 아닌가 싶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과 어떠한 행동과 말을 주고 받는지요..? 그 옛날 "사랑과 영혼"에서 여자는 "사랑해"하면 남자는 여자에게 늘 "동감이야.."란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은 그 어느 누구에서 듣는 말이 아니죠..단 한사람에게서만 듣기에, 그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을 압니다.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칭하는 호칭들이 있습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행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을 때 누군가에 의해서 말을 듣거나, 행동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이 생각납니다. 영화 "비밀"도 그러한 애정표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까칠까칠한 턱 밑을 손으로 간질간질 건드립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작은 행동이나 말이 상대방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고, 기억하게 만드는지 우리네는 압니다. 그래서 영화 "비밀"의 이야기는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 오랫동안 기억될 영화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가지 우려되는 영화가 하나 있다. "비밀"처럼 같은 소재를 가진 국내영화 "중독"이 제작 중에 있다. "빙의"로 인해 겪어야만 하는 인물의 심정을 아름다움과 슬픔, 재미, 감동을 준 "비밀"과 차후 개봉될 "중독"과 비교를 할지 모르기에, "비밀"만큼의 작품이 나올까 하는 우려감이 벌써부터 든다는 것이다. 하여간 같은 소재로 제작되는 "중독"은 차후에 평하기로 하고, 사랑하고 있는 이들에겐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홀로인 이들에겐 사랑하고픈 계절 가을에 연인과 함께..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관람하면 분명 내 자신이 느꼈던 "비밀"의 감동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감동의 반전은 *비밀*로 간직하세요..그래야 소중합니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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