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봐도 왠지 영화의 전부를 알고있는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 Buried 베리드는 말그대로 생매장당한 한 남자, 폴 콘로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시작부터 한참-을 어둠속에 관객들을 방치해둔다. 주인공 폴이 아직 깨어나지 않아서이다.잠시후 생매장된 폴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발버둥친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게된 폴은 공포에 휩싸인다.
영화 베리드를 말하면서 가장 궁금한것은 과연 뭘까. 당연히 왜, 무슨이유로, 어떻게 주인공이 생매장됐을까-가 아닐까?(아니라면 난감해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베리드는 그게 핵심인 영화가 아니다. 땅에 생매장됐는데 주인공인 빼어난 두뇌로 이래저래 머리를 굴려 땅을 파헤치고 나올것이다!? 식이 아니란거다. 어머. 이게 스포일지 모르겠다
폴 콘로이는 생매장되있지만 그에게는 핸드폰과 지포라이터 그리고 펜. 그리고 술이 있다.(발밑에 사실 뭔가 더 있긴하지만) 그리고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반응'. 그걸 보여준다. 물론 두뇌가 너무 뛰어나서. 요즘 미드에나 나오는 천재주인공들이 같은 상황이라면 뭔가 더 색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폴 콘로이가 그런 부류는 아니다(멍청하다는 얘긴아니고 평범하다는 거다;;)그는 그저 돈벌러 외국까지 운전하러온 트럭기사니까. 하필이면 그게 '이라크'라서 그렇지. 아무튼 불쌍한 폴은 자신이 가진 도구로90분(영화의 러닝타임과 비슷)정도의 산소가 남은 관속에서 탈출하려고 애를 쓴다.그리고 그 애를 쓰는 장면이 영화의 전부다.
영화는 앞에서 말한것처럼 러닝타임과 폴 콘로이에 주어진 시간을 거의 동일시하면서 가뜩이나 생매장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관객들을 90분간 내내 긴장 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 그래서 폐쇄공포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영화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들 하는데, 워낙 구성이 촘촘해서 사실 답답하다는 느낌을 느낄 겨를이 없을 정도다. 한정된 공간을 두고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중에 몇몇수작들이 많은데, 베리드도 그 중 하나이면서 가장 작은 폐쇄공간을 무대로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더작은 공간이나 있겠어?) 그만큼 짜임새가 뛰어나다.
베리드의 또다른 일등공신은 바로 라이언 레이놀즈다. 이 배우한텐 미안한 얘기지만, 개인적으로 영화 베리드의 주인공으로 레이놀즈라는 소식과 함께 실망했었다. 좀 더 무명의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맡았으면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그런 생각은 묻어버려야했다. 그만큼 레이놀즈가 이번 영화에서 연기력이 뛰어났다. 칭찬할만한 부분이다
올해 놓치면 안되는 수작. 베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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