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는 여전하다. 개구리 외계인 케로로와 지구인 가족의 동거를 다룬 <케로로 중사> 프랜차이즈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만화로 시작된 이 시리즈물은 TV애니메이션으로 벌써 여섯 번째 시즌을 맞고 있다. 첫 극장판이 나온 지 3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매년 극장가에서는 초록색 개구리를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세 번째, 일본에서는 네 번째 극장판인 <케로로 더 무비: 드래곤 워리어>는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나온 작품이다.
의도는 캐릭터를 별도로 설명하지 않는 줄거리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이야기는 케로로와 네명의 외계인들(타마마, 기로로, 쿠루루, 도로로)이 지구인 우주네 가족과 보내는 일상으로 시작할 뿐 어떤 계기로 함께 살게 되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케로로 중사>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조금 당황스럽다. 빈번히 등장하는 특정 만화의 패러디 역시 재패니메이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어른이라면 조금 난감한 부분. 전 지구로 넓어지는 스케일만큼은 케로로의 팬이 아니더라도 흥미를 유발할 만한 부분이다.
어느 날부터 미확인 비행물체가 나타나 온 지구를 덮는다. 케로로는 이상 현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세계 각지로 동료들을 파견한다. 호주의 오페라하우스, 프랑스의 몽상미셸 성, 미국의 브루클린 다리 등을 순찰하던 케로로의 동료들은 행방불명되었다가 고지라를 닮은 용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나라(우주의 친구)의 친구이자 프랑스인이고, 고서적과 염력으로 소통하는 펠리시타 시온이 유력한 용의자다. 고대문명의 비밀이란 소재,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배경의 스케일 업은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극장판의 전략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듯하다. 진부함을 익숙함으로 받아들이는 건 케이블의 만화 재방송도 가리지 않고 복습하는 어린이들의 장기. 케로로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 ‘아이들’을 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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