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가진 원론적인 문제. 바로 원작의 수준과 비슷해 지는것. 모든 책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맘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드는 데에 비해, 책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은 그 상상을 제한하거나 도리어 상상의 근원을 제거해 버리기 일쑤. 하지만 다행히 이번 영화는 그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 영화는 관객들이 지루하게 느낄만큼 느리게 만들 수 있었고, 눈쌀을 찌푸릴만큼 지나치게 잔인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감독은 작가가 펼쳐놓은 상상의 나래를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받아서 영화 속에 다시 펼쳐놓았다. 그래서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원작이 가졌던 느낌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원작을 보지 못한 관객들이라면(그리고 영화의 정보를 알지 못한다면) 영화가 무척이나 지루하다고 느낄것이다. 재난을 소재로 한 일반적인 영화라면 재난의 시작과 그 과정을 다룬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재난 후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래서 영화는 시각적인 놀라움과 특수효과을 통한 스케일을 살리는 대신 폐허가 된 세상속에서 살아나가는 사람의 모습을 영상에 담는다.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모든일에 느려지는 것 처럼 종말을 받은 세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영화 역시 느리게 진행된다.(영화를 볼려는 사람은 이 점을 유의해야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빛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주인공의 열연때문이다. 주인공 남자 역을 맡은 배우는 비고 모텐슨. 이 배우는 아마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아라곤을 통해서 국내에 많이 알려졌다. 그리고 러시아 마피아에 대한 영화인 이스턴 프러미스에서도 열연을 했엇다. 그는 이번 영화에선 아들과 함께 하루라도 더 인간답게 살기위해 노력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잘 표현하였다. 그의 연기는 잿빛에 쌓인 나무의 이미지와 함께 영화를 가치있게 만드는 존재이다.
원작과 영화 같이보길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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