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지금까지 봤던 SF 중 정말 잘 만든 영화다. 시각 효과에나 집중한 나머지 스토리를 챙기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단순하고 비현실적인 세계관을 가진 기타 SF와는 차원이 다른 걸작 SF였다.
영화는 우주선이 뉴욕이나 시카고 등이 아닌,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인근 지역 상공에 불시착하면서 시작한다. 기존의 (백인들의 국가인) 미국에서 (인종 차별이 있었던) 남아공으로 장소만 바꿨을 뿐인데 영화는 질적으로 한발짝 나아간다.
여기에 외계인은 "인류의 진화에 엄청난 힘을 주는 조력자"도 "인류의 종말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파괴자"도 아닌 "정부가 책임져야 할 또 다른 이민자"와 같은 존재다. 이러한 설정들로부터 이 영화가 매우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영화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인종 차별, 거대 기업의 추악한 모습, 끔찍한 생체 실험, 무기산업, 자기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인간의) 이기심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어색하지 않고 적당하게 영화는 제시하였다.
영화가 제작비에 비해 큰 흥행을 거두고, 전문가와 일반인들의 높은 평을 얻고, 걸작 SF라 불리는 이유는 위의 스토리와 소재에서 알 수 있듯이 보는 이로 하여금 정말 뭔가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좋았다.
영화의 몇몇 장면은 잔인하다. 시각적으로나 상황적으로나 눈을 살짝 찌푸릴만한 장면들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꼭 봐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장면들은 우리의 현실을 너무나 잘 반영한 장면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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