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 이라는 작품이 있다.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와 그와 결혼한 여자. 그리고 또 다른 남자. 이들 셋의 관계 를 에쿠니의 독특한 문체와 단어(은사자...)들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소설이다. <헬로우 마이 러브> 역시 서로 사랑하는 두 남자와 그 사이에 있는 여자. 이들 세 명의 이야기이다. 늘 함께 해왔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함께 하리라 여겼던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남 자를 사랑하게 된 상황. 당하는 여자의 마음은 어떨까? 그 후에 그들은 어떻게 될까? 이런 질문으로 영화 는 시작한 듯이 보인다. 조안과 민석, 류상욱등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거기에 방송국 DJ, 프랑스 유학과 와인등이 덧붙여 져서 셋의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감독의 동성애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없는듯. 영화는 진지하게 셋의 관계를 탐구하는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남자친구가 남자와 사랑을 하는 건 어디가 아파서 그런거라고 믿고 있는 조안과 그들을 대하는 주변 인물들의 비뚤어진 모습들은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정 도. 영화는 동성애의 사랑에 대해 밝고 가벼운 호흡으로 가다가, 나중엔 발랄함과 진 지함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린다. 에쿠니의 <반짝반짝..>이 하고 싶은 애기에만 집중하여 간결하고 담백한 이야기 를 만들어 냈다면, 반대로 <헬로우...>는 화려한 포장지에만 신경을 쓰다가 내용물은 빈약하고 실망 스러운 영화가 되어버렸다. 결론은.... 조안의 광팬이 아니라면....(그녀는 충분히 사랑스럽다.) 영화보단 차라리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을 읽는 것이 그나마 나은 시간 낭비가 될 듯.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