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감독의 손을 통해 스크린으로 옮겨진 모차르트의 오페라라니 궁금할 만하다.
하지만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돈 조반니>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처럼 오페라보다는
오페라에 얽힌 뒷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은 영화다.
천재적인 시인이지만 여성 편력에서 말이 많았던 로렌조 다 폰테와 마찬가지로 재능은 있지만
가난에 허덕이는 모차르트, 그리고 이들의 작품에 영감을 주는 카사노바 세 사람을 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오페라 ‘돈 조반니’의 내용과 지나치게 짝을 맞춘 듯한 느낌도 없지 않다.
그런 도식적인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돈 조반니>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면 그것은 극과 극을 넘나드는
영상과 함께 펼쳐지는 오페라 무대 때문일 것이다.
강렬한 색감은 물론 현실과 환상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연출은 거장 감독과 천재 작곡가의 손길이 빚어내는
놀라운 경험일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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