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의 폴 W. S 앤더슨 감독이 다시 맡은 이번 4편은 사실상 '리부트'에
가까운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지던트 이블 0'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요즘 영화들이 그렇듯, 3편까지 내놓아도 그것은 결코 끝이 아닙니다.
1편의 그가 4편을 다시 맡은것은, 1,2,3,4의 연계성이 아닌,
1,2,3-4,5,6으로 가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이죠.
그 설정은 <레지던트 이블 4>의 스토리 전개에서도 확연히 보입니다.
이제부터 내용 다수 포함하고 있어요~★
우선, 영화의 시작, 이전 다른 감독이 맡았던 3편에서의 결말대로
영화는 '일본'에서 시작합니다.
시부야 교차로, 한 여자가 길거리에서 비를 맞고 서있죠.
그리고, 갑자기 달려듭니다. 그녀는 일본의 유명가수 '나카시마 미카'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3편의 이야기 연결이자 원작인 '바이오 하자드'의
탄생처인 일본을 생각하고 만든 것이 다분한데요.
그래서인지, 일본에서는 이 오프닝과 예고편이 꽤 이슈가 됐었죠.
일본에서는 대박흥행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그 다음, 전편의 결말대로 수많은 앨리스가 나오고,
그녀의 초인적인 능력 역시 발휘됩니다. 그러나 거기까지지요.
너무 강해진 앨리스를 데리고는 더 이상 이야기를 진행하기가 버거웠는지,
감독은 그녀를 다시 인간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수많은 앨리스들도 안녕.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앨리스에서 인간 앨리스로 만들어버리면서,
이 시리즈는 다시 '리부트' 되었습니다.
전편들에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구 벌여놓았던 이야기들을
이번영화 초반 한방에 정리해버렸습니다.
(전편결말을 보고 앨리스군단 vs 좀비군단 대결을
기대했던 제가 조금 민망해지는 깔끔정리법;)
대신 조력자들을 붙여주는 걸로 새로운 이야기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게임원작에서도 등장했었던 '크리스'와 '클레어 레드필드' 남매.
'클레어'는 영화 3편에서도 나왔었던 인물로 미드 '히어로즈'의
'알리 라터'가, '크리스 레드필드'는 너무 반가운 우리의 '석호필',
'웬트워스 밀러'가 맡았습니다. 역시 이 영화에서도 '프리즌(감옥)'에서
첫 등장을 알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이 두 인물은 꽤나 반갑더군요.
인간으로써의 앨리스의 활약은 사실 이전에 비해 대폭 줄었습니다.
초인적인 힘을 선보이며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보였던 전에 비하면 말이죠.
대신 크리스와 클레어의 활약이 도드라지죠.
이 두 인물의 이미지적 싱크로율은 개인적으로는 꽤 괜찮았다고 봅니다.
영화 얘기로 돌아가자면, 이렇게 '0'로 리부트하면서까지 앞으로의 시리즈를
이어가겠다는 폴 W. S. 앤더슨 감독의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은 충분히 느껴집니다.
이번 작품은 '아바타'처럼 처음부터 '3D'를 염두에 두고 만든 만큼,
그 효과 면에서는 꽤나 다양하고 즐길만한 구석이 많습니다.
하지만, 너무 그 효과에만 의식한 탓인지, 전편과 같은 짜릿한 맛은 조금 덜하죠.
개인적으로는 1>2>3 순으로 가장 재밌었기에, 1편을 만든 그가 만든 4편을 조금
더 기대했죠. 1편의 긴박함과 짜릿함, 깍두기 썰기 레이저 등등 뭔가 눈을 돌리게
하면서도 인상에 남는 씬들이 많은 1편을 가장 좋아합니다.
물론, 이번 사형집행인의 등장이나 마지막 '웨스커'와의 전투씬 등은 그의 느낌이
물씬 나도록 합니다. 3편에서의 사막은 뜬금없었으나,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씬이
볼만했으며, 2편의 하이테크하고 그로테스크한 느낌 등 각 편마다 색깔을 가지면서
커오던 <레지던트 이블>은 이번 '4편=0=재시작'이라는 느낌으로 앨리스와 같이
새로 시작합니다.
그 덕분인지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좋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전작들보다 조금씩 조금씩 흥행성적이 올라가는 특이한 시리즈이니
제작사 입장에서는 쉽게 버릴 수 없는 프랜차이즈이기도 하네요.
역시 5편을 예고하는 결말은, 이 영화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합니다.
사실상 이번 4편의 내용은 크게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3D효과 전투씬에 열중한 탓인지,
초반 이야기 리부트와 '크리스'와 '클레어' 남매 이야기, '웨스커' 빼고는
중요이야기는 5편으로 넘어가거든요. 그렇기에, 조금은 아쉽다는 평들이 많습니다.
아, 조금 더 화끈하고 짜릿한 액션도 기대한 것에 비해 조금 아쉽네요.
관객이 느끼기에 짜릿한 씬보다 보기에 멋진 씬들은 있었어도 말이죠.
"My name is Alice.(내 이름은 앨리스.)". 이제는 이 대사가 익숙해졌군요.
더 이상의 존재목적인 무엇인지 모른채 규모만 커져가는 '엄브렐라' 사를 보면서
과연 이 시리즈의 이야기가 어디까지, 어떻게 뻗어갈지 걱정과 호기심이 동시에 생기네요.
다음 편은 언제 나올지...
나와도 나와도 극장을 찾게 만드는 몇 안되는 시리즈가 될 듯 합니다.
* 영화 끝나고 크레딧에 보너스씬 나옵니다. 다음편과 이어지는 부분이니 놓치지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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