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있긴 했지만 기대보단 별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벼랑 위의 포뇨 등. 약간 뭐랄까, 전래동화스러운 이야기를 기본으로 애니메이션을 풀어나간다. 제사 음식을 훔쳐먹으면 돼지가 된다 집안의 마루 밑과 정원에는 내가 모르는 소인이나 유령, 생물이 살고 있다. 물고기가 사람 피를 먹으면 사람의 말을 하고, 사람이 된다. 등등
이번 소재는 한 고즈넉한 시골 마을의 마루 밑에는 10cm 정도의 소인이 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소인들은 사람에게 들키면 이사를 가야 했다.
아프면 과거엔 폐병, 요즘은 암이나 백혈병인 것처럼 쇼우라는 소년은 부모가 이혼하고, 엄마는 바빠서 외국에 일하러 가고, 할머니 집에 요양하러 온다. 그러다가 빨간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아리에티를 만나게 되고 까마귀로부터 아리에티를 구하고, 아리에티 가족에게 각설탕도 선물하고, 인형의 집의 부엌은 선물했다가 식모에게 들켜서 아리에티 엄마를 위험에 처하게도 하고. (역시 사랑은 상대방도 원하는 방법으로 표현해야지!) 쇼우와 아리에티의 우정과 교감을 보여준 영화였다. 그런데 사실 이 우정과 교감이 굉장히 약했던 듯. 물고기 기억력이라 벌써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스피라 였나. 아무튼 아리에티의 아버지가 이사를 준비할 때 다리를 다쳤는데 원시인 복장을 하고 활을 잘 쏘는 스피라가 구해준다. 나중에 아리에티 가족이 이사를 갈 때 주전자 보트로 이동시켜 주기도 한다.
내가 원하는 결말은 물론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지만, 4대째 내려오는 영국제 수제 인형집에서 소인들이 잘 사는 거였는데.
우리와 다른 무언가의 생물이 존재하고, 이들과 우정을 쌓을 수도 있다는 소재는 진부하지만 한편으로 잘 해석하면 재미있는 영화가 됐을법도 한데 아리에티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후광만 입었지 실제적인 능력은 부여받지 못한 것인지 끝이 좀 황당했다. 응? 이게 끝이야? 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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