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로렌스의 입담은 멈출 틈이 없다. <빅마마 하우스>에서 우스꽝스러운 변장을 하고 있을 때나, <경찰서를 털어라>에서의 끊이지 않는 수다에 귀가 따가웠던 적, 심지어 <나쁜 녀석들>에서 윌 스미스에 묻혀 있던 그 순간까지, 미워할 수 없는 그의 수다는 계속되었다. 제멋대로인 농구 감독과 꼴찌 농구팀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 <리바운드>에서 마틴 로렌스의 익살을 기대하는 것은 그래서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오만불손하게 행동하는 스타급 대학 농구팀 감독 로이(마틴 로렌스)가 난폭한 언사와 행동으로 감독직을 박탈당할 때만 해도 영화는 마틴 로렌스에 대한 기대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로이가 최하위 중학교 농구팀의 지도를 맡게 되고 오합지졸 선수들의 실력이 늘어가면서 영화는 그 기대감을 저버린다.
마틴 로렌스를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능이 덜 살아난 것은 전형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라인 때문이다. 농구로 대변되는 스포츠, 문제아와 꼴찌, 팀원을 믿지 못하는 재능있는 선수, 자만이 하늘을 찌르는 감독, 이 요소를 가지고 이야기를 조합한다면 나올 수 있는 가장 쉬운 감동을 영화는 그대로 담고 있다. 이 전형성은 결과적으로 마틴 로렌스가 편하게 비집고 들어갈 틈을 마련하지 못했다. 공감이나 설득력을 부여해서 영화에 작은 힘을 더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공을 들였어야 할 그 자리에 마틴 로렌스를 어정쩡하게 위치시킨 것은 이 영화에서 벌어진 가장 안타까운 실수다.
스포츠가 흥미진진한 재미를 주는 것은 그 어떤 누구도 알 수 없는 결말이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결과가 나온 스포츠 경기의 재방송을 보는 것은 그 경기의 질적 수준이나 재미가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각본 없는 드라마’에 ‘각본’이 있다면, 그리고 그 ‘각본’이 코미디와 휴머니즘을 적당히 결합한 예측 가능한 이야기라면, 결론은 내용을 구현하는 방법에 있다. 리바운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스크린(수비자의 자리 확보)이 필수적이지만, 결국 관건은 절묘한 타이밍과 상대를 뛰어넘는 높은 점프에 있다. 영화 <리바운드>가 잊어버린 건, 바로 그 간단한 이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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