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는 총과 칼로 쓰여진 나라이므로 그들이 총을 들고 설치는 것은 전혀 이상할게 없다. 단지 이 다큐멘터리에서 새롭게 알게되는 사실은 부시라는 인물의 실체이다. 대통령직을 이용해서 돈을 벌어먹으려는 수작을 잘도 파헤치는 감독의 수단이 놀랍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미국의 유일한 양심이 아닐까. 거대한 덩치와는 다르게 그는 항상 맨앞에 서서 뛰어다닌다. 마이크를 들고 왜라는 물음을 던지며 쫓아다니고 귀찮게 한다. 대통령을 건드리고 있으니 전작인 <볼링 포 컬럼바인>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스케일이다. 그리고 적잖이 위협을 느꼈을 텐데 깐느 수상이 그나마 방패막이 되어줬을지도 모르겠다.
이라크 사람들은 원하지도 않았는데, 지네들끼리 회의하고 결정해서 이라크로 침공한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이라크 국민들에게 자유를 심어준다는 말도 안되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말이다. 이라크 사람들은 원하지도 않았는데. 이것은 하나무라 만게츠의 소설 <울>의 대사중에 "부탁도 안했는데 남미와 아프리카로 가서, 무리하게 그리스도교를 퍼뜨리려고 식민주의의 선봉에 섰던 악마 같은 백인의 부드러운 미소"와 다를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