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들의 목숨을 건 단 한번의 승부
"가장 흥미 진진하지만 그만큼 잔인한 방식, 토너먼트"
스포츠를 보다보면 여러 팀이나 개인이 우승이라는 정상을 위해 서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최고라는 명예와 그에 따른 막대한 수익을 위해 목숨을 건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설 수 있는 위치. 그러나 승부에 세계는 냉정하기에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고 우승을 위한 도전은 오직 승자에게만 주어질 뿐 패자를 위한 더 이상의 기회가 없는 방식이 바로 토너먼트다. 몇번의 대전을 통해 종합 전적으로 다음 도전자를 가리는 '리그'방식과는 달리 '토너먼트'는 오직 승자만이 다음 도전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번의 실패가 바로 끝을 의미하기에 가장 흥미진진하면서 그만큼 잔인한 방식이기도 하다.
손에 땀을 쥐는 대전 방식인 토너먼트에 자신의 목숨을 건다면 어떨까...생각만해도 끔찍하지만 영화 <토너먼트>는 킬러들을 대상으로 최고를 위한 도전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해 상상력을 영상으로 그려냈다. 최고의 킬러가 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건 30명의 암살자들이 벌이는 살인 게임인 '토너먼트'에는 단 한가지 규칙만이 존재할 뿐이다. '죽이거나 죽거나'. 모두들 이 하나의 규칙을 지키며 경쟁자를 죽이지만 이들의 살인 게임에는 좀 더 잔인한 규칙이 추가된다. 24시간 안에 우승자가 나오지 않으면 몸에 장착한 센서가 폭발한다는 점이다. 이제는 도망갈 곳조차 없어진 그들에게는 그 한가지 원칙이 더욱 절실해 졌다.
"색다른 킬러의 살인 게임"
킬러들의 몸에 센서를 삽입해 서로의 위치를 알아낸다는 설정 외에도 <토너먼트>는 관심을 끄는 설정둘이 있다. 평범한 마을에 평범하지 않은 일들이 생긴다는 점으로 치안을 맡은 경찰도 논치채지 못하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조직에 의해 평범한 도시에서 킬러들이 7년마다 최고의 자리를 위해 서로 경쟁을 펼치기에 평범한 사람까지 피해를 입지만 다른 사람들은 진실을 알 수 없다는 설정이다. 이 영화는 어쩌면 우리 주위에서 발생하는 살인들이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게임일 지 모른다는 조금은 황당한 의혹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참여한 인물 중 독특한 상황도 흥미롭다. 삼합회 출신으로 우승 1순위인 아름다운 살인마 라이라이첸의 숨겨진 과거나 아내를 죽인 살인범의 복수를 위해 참여한 전번 대회 우승자인 조슈아 그리고 우연히 마신 커피 한잔으로 인해 대회에 참여하게 된 비운의 신부 멕커보이의 얽히고 섥힌 관계는 죽고 죽이는 액션만이 아닌 그들간에 숨겨진 이야기를 이야기를 풀어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거칠고 자극적인 영상 가득한 B급 액션 무비"
최고를 향한 킬러들의 대결 속에 제한 시간을 두고 경쟁하게 만든 점과 전번 대회 우승자의 아내를 누가 죽였는가를 풀게 하고 우연히 살인 게임에 참여하게 된 신부라는 설정을 두었으며 그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걸고 수호천사가 되는 킬러가 우승 1순위의 살인자라는 설정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풀몬티>, <28일후>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로버트 칼라일이나 <크레이들 투 그레이브>, <액스맨2>를 통해 친숙해 진 여배우 켈리 후, 최근 <피라냐>에서도 인상적인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신 빙 라메스의 출연은 최고의 흥행 배우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괜찮은 배역진이기도 하다. 거기에 영화 초반부터 킬러들의 대결에서 보여지는 화끈하면서도 잔인한 영상들은 보기에 살짝 부담이 느껴질만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거침없는 총탄 세례, 맨몸 격투나 <야마카시>를 보는 듯한 날랜 킬러의 액션 대결은 공들여 촬영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30명의 킬러 중 비중이 없는 킬러들의 모습은 '진짜 킬러 맞아?'라는 느낌을 갖게 할 정도로 프로답지 못하게 묘사되고 조용히 사라진다. 싸이코 텍사스 청년의 무의미한 살인이나 동물을 죽이는 장면도 불필요한 요소이고 중요한 설정인 전 챔피언의 살인범이 누구이고 왜 그녀를 죽였는가에 대한 대답은 이미 <데스레이스>에서 보았기에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 머리가 날라가고 온 몸이 터져 사방으로 튀는 살점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겐 힘든 영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일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액션의 재미에 더해 스토리만 참신하고 짜임새있었더라면 어쩌면 A급 액션 무비가 될 수 있었던 작품이란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에필로그"
킬러들의 대결에 길잃은 성자가 참여해 벌어지는 애피소드는 이채로운 발상이고 묘한 대비를 이루며 이로 인해 웃게되는 점은 분명 참신한 발상이다. 지면 끝이라는 토너먼트의 긴박하고 짜릿한 경기 룰에 맞는 생명을 건 살인 게임이란 점과 이들의 거친 액션 가득한 영상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본다면 썩 괜찮은 액션영화다. 그렇기에 독특한 소재를 살릴 수 있는 스토리에 짜임새가 무척이나 아쉬웠던 <토너먼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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