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작인 <키사라기 미키짱>은 올해 초 국내에서 조용히 개봉한 작품이다.
은근 재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찾아찾아 보았는데 역시 기본이상은 하는 작품이었다.
'키사라기 미키'라는 아이돌이 죽은 지 1년.
5명의 남자팬들은 그녀를 추모하기 위해 한 집에서 추도식을 갖기로 하고 모인다.
이에토모, 야스오, 스네이크, 오다유지, 딸기소녀(ㅋㅋ).
온라인상에서 이 닉네임을 가졌던 그들은 실제로 만나서 '미키'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 시작하는데...
이 때까지 다소 정신없는 코미디가 펼쳐지는데,
이 다음부터 영화의 성격이 다소 바뀐다.
그녀의 '묘한 죽음'을 두고, '미스터리추리극'으로 변모하는 것!
물론, 어느정도의 코미디를 안고는 간다.
단순히 아이돌의 열혈팬쯤으로 서로 생각했던 그들은,
하나둘씩 '미키'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사연을 내놓다가
정말 가까운 사람임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그러면서 '미키'의 죽음에 대해서 재조사하게 되고....
결국은 '그녀의 죽음'을 되곱씹어보면서 자신들의 인생에서 '미키'란 존재가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새삼 느끼게 된다.
'아이돌'.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쓰는 단어지만,
일본에서는 '모닝구 무스메'나 요즘 'AKB48'와 같이 여성 아이돌의 이미지가 강한 편.
특히나 '오타쿠, 오덕후'들이나 좋아하는 게 아이돌이 아니냐라는 의견도 많지만,
요즘은 그들도 하나의 '팬 문화'를 형성하는 존재로 엄연히 대우받고 있다.
일본은 특히 '아저씨' 팬들이 많은데, 그런 걸 두고 안 좋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영화를 보면 그들이 어떤 심정으로 '아이돌'을 사랑하며 받아들이고 있는지
꽤나 잘 그려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확실히 오타쿠적인 면은 어느정도 갖고있다;)
감독 '사토 유이치'는 '워터 보이즈'를 만든 감독으로,
이 영화에서 역시 그 코믹감각과 '아이돌'이 일본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바라보는 존재인지를
잘 조명하며 균형을 잘 이루어내었다.
이 영화는 한 공간에서 5명의 등장인물로만 이뤄지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중간중간 '미키'짱의 회상씬 등이 나오긴 하지만 전적으론 위와 같은 형식으로 이어나감에도
영화는 지루하지않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오구리 슌, 유스케 산타마리아, 카가와 테루유키, 코이데 케이스케 등의 걸출한 배우들이
이 영화에 동참하였다.
영화의 핵심인물인 '키사라기 미키'짱이란 아이돌은,
실제로 얼굴도 제대로 안 보여주다가 마지막 회상씬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얼굴이 나오는데,
정말 팬들이지만 그들 말대로 그다지 예쁘지도 노래나 연기를 잘하지도 않는 아이돌인데도
이러한 '팬심'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걸 보니 '팬'이란 정말 대단한 존재인 것 같다.
'스타'와 '팬'의 관계. 변질되는 모습도 많이 보이지만,
스타 역시 팬의 사랑이 있어야 살 수 있고, 일반 팬들 역시 그들을 보면서 삶의 희망과 즐거움을
얻으며 살고 있는 공생과도 같은 관계이다. 화려함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스타 뒤엔, 든든한 팬들이 있다.
그것을 잊지말고 꾸준히 노력해서 대성하는 스타들이 많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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