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페리먼트'는 1971년 8월,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스탠포드 감옥 실험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다. 실제로 2주로 계획했던 실험은 예상치 못한 진행 상황에 의해 6일 만에 갑작스럽게 중단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엑스페리먼트'가 스탠포드 실험을 바탕으로 했으나 완전하게 재현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엑스페리먼트는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올리버 히르히겔 감독, 모리츠 블라이브트로이 주연의 'Das Experiment (2001)'의 리메이크 작이라 볼수 있다.
사회 심리학 분야에서 많은 비슷한 실험과 프로젝트가 있지만 스탠포드 실험이 화제가 된 이유를 추론해 보자면 영화의 성공과 더불어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과 이를 의식한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상업적 행보 때문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스탠포드 실험은 실험 표본과 진행 절차에 문제가 있는, 애초부터 실패한 실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험을 떠나 예전에 보았던 'Das Experiment (2001)'는 감독의 다큐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시각과 좋은 편집, 연기로 인상 깊게 본 영화였다. 과장된 라스트도 영화이기 때문에 그러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헐리우드 리메이크작 '엑스페리먼트'는 나름 기대했던 영화였다. tv 시리즈 '프리즌 브레이크'의 기획과 제작을 했던 감옥 전문(?) 폴 쉐어링 감독과 에드리안 브로디, 포레스트 훼테이커 같은 좋은 배우들이 출연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영화는 실패에 가깝다. 감독은 스탠포드 실험을 프리즌 브레이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실험과 영화의 전제는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 서로의 역할과 권위를 부여받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그려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엑스페리먼트'는 실험에 들어가기도 전에 섹스 중독의 충동적 인물이나 건달 기질의 젊은이들을 교도관에 배치하는 등의 극적 효과를 위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 또한 관객의 동참을 위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엑스페리먼트는 2인의 대결 구도로 끌고나가며 극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 두 배우의 열연은 감독의 극적 연출과 어색한 편집, 짧은 러닝 타임 덕분에 '오바'로 비춰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스탠포드 실험에 대해 들은 적이 없는 분이나 전작을 보지 못한 분들은 영화의 소재가 주는 충격적 소재 덕분에 즐길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실제로 최근에 본 어떤 영화보다도 그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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