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감독과 차승원이 뭉쳐 만든 세 번째 작품 <귀신이 산다>는 귀신과 인간의 애틋한 사랑이 가득한 작품이다. 그 사랑은 이성간의 사랑처럼 보이지만 진실은 귀신과 사람의 우정 혹은 같은 소망을 가진 마음의 동화를 담고 있다.
영화의 장르는 김상진 감독 방식의 코미디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김상진 감독과 차승원이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코믹물이다. 기존의 작품들에서 현실적인 아픔과 우정, 희망을 그렸다면 이번에는 비현실적인 귀신을 등장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귀신이 산다>에서 보이는 귀신도 상당히 현실적인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현실적인 귀신이라는 설정은 기존의 영화에서 느껴 왔던 감정들을 더욱 업그레이드 하는 요소로 적절히 작용한다.
집이라는 일반인들의 공통분모를 재미있게 소화해 내고 그 안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첨가 시켰다. 그렇다고 생각을 많이 하면서 볼 영화는 아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데로 즐기면 되는 그런 영화이다. 관객들은 얼마 전 개봉했던 <시실리 2km>와 비교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귀신이 산다>에서 나오는 큰 대의 명분이 같아서 느끼는 느낌일 뿐 구성이나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시실리2km>에서 “사람의 눈이 더 무서워유...”라는 말과 <귀신이 산다>의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는 공통적인 명분으로 일맥상통 한다.
<귀신이 산다>의 장점은 차승원이라는 배우다. 그는 기존의 연기와 비슷한 모습으로 더욱 오버하고 있다. 하지만 감히 이 영화의 장점이라 말하는 것은 그 안에서 노력을 하는 모습이 너무도 역력하다. 자신은 “코미디를 계속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고 망설임 없이 말하는 그 당당함이 멋지다. 거기에 두 가지 요소로 장서희의 어여쁜척하는 귀여운 연기와 중견배우의 실력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는 장항선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엉성할 것 만 같은 영화를 살리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너무도 뻔한 스토리와 김상진 감독의 전작들에서 가져온 반복되는 영상들의 난무는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이 아닌 전작들의 추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아무리 그 장면들이 재미를 선사한다고 해도 계속해서 다음 작품들에서도 반복된다면 나중에는 전작들의 짜집기 형식의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