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슬럼버, Golden Slumber>....
비틀즈의 '애비 로드(Abbey Road)' 앨범에 수록되어있다는 동명제목의 곡.
영화 속에서 말하길, 이 노래는 뿔뿔히 흩어질 기로에 놓인 비틀즈의 멤버들 중에
폴 매카트니가 메들리처럼 이어서 만든 노래라고 한다.
네 명의 멤버의 마음을 다시 잡고싶었던 그의 마음을 담아 만든 곡 'Golden Slumber'.
영화 속에서도 이제는 각자의 길을 살고 있는 대학시절 동아리 '청소년 식문화 연구회'의
네 친구들의 '인연'에, 이 <골든 슬럼버>라는 제목이 적절하게 어울렸던 것 같다.
영화내내 마음을 울리는듯한 좋은 노래들과 함께...
'황금빛 선잠 (Golden Slumber)'의 이미지를 가진 대학시절의 그 한 때,
지금은 각자의 인생을 살고있지만 그들은 항상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절실히 가지고 있다.
'총리암살범'이라는 충격적인 범죄누명을 덮어쓴 주인공 '아오야기 마사하루',
이 누명을 벗어던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긴박한 스릴러...를 다뤘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영화는 의외로 감성적인 템포로 세상의 거대권력의 비리와 매스컴을 고발하면서,
정작 사람들 사이의 '믿음'과 그것으로 이어진 '인연'을 더 크게 내세우고 있었다.
이 영화는 '감성 엔터테인먼트 스릴러'였다.
주인공 '아오야기 마사하루'의 처지는 한순간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게 된다.
택배기사인 그는 2년 전 우연찮게 여자아이돌 '린카'집에 택배를 갔다가 강도를 붙잡아서
영웅이 된 일반인. 세상은 진정한 영웅이 필요한 시대에, 그에게 열렬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러한 '범죄'의 중심자로 만들어버릴 줄이야!
눈에 띄었던 일반인이고 영웅이었던만큼, 그런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어버리면
순식간에 더 눈에 띄고 추락하는 영웅을 보는 인간의 악취미적 심리에
그 주인공은 더 옴싹달싹 못하게 된다. 바로 세상의 거대권력은 그것을 노렸다.
세상이 모두 다 알던 그가, 겨우 도망쳐 얼굴을 바꿔가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어떻게 보면 저 모습이 이제는 더 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외모만 보고 모두가 나를 알아보는 이전보다,
말 한마디만으로도 나를 진정으로 알해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 영화는 그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
인간이 가진 최대의 무기는 바로 '신뢰'이다.
그 '신뢰' 덕분에 인간은 살아가는 관계와 이유를 만들어낸다.
영화 <골든 슬럼버>에서도 주인공이 그 혹한 상황에서도 벗어나고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그를 알아주는 지인들 덕분이다. 얼토당토않는 누명을 쓰고, 결국 '가짜 죽음'으로
벗어나며 살아가야하는 불쌍한 인생을 맞게됐지만, 그는 이를 통해 진정한 '신뢰'라는 것을 얻게 되었다.
<중력 삐에로><마왕>등으로 유명한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단순히 긴박한 스릴러만을 다룬 재미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히려, 더 감동적이고 훈훈하게 다가오는 '인간적인 믿음'에 관객은 동화된다.
실제로도, 정신없이 쫓고쫓기는 흔한 도주 스릴러류의 영화가 아님을 기억해두시길.
우연찮게 한번 만난 사람들까지도 그의 선함을 알아보고 '무죄'를 믿으며 도와주는데,
그 주인공의 얼굴이 아직도 선하다. 이 모든 범죄의 속시원한 결말을 보여주는 것보다,
'Golden Slumber'를 함께 부르며 황금빛 선잠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네 명의 친구들의 행복했던 한 때를 보여주며 끝나는 이 영화...
역시 이 영화는 '감성 엔터테인먼트 스릴러'가 맞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주 스릴러 영화를 보면서 'Human'을 느낄 수 있었던 독특한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