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로 봤지만 젊은이의 열정만큼은 제대로 전달
딱히 힙합이라고만 말하기엔 부족함이 있지만 이런 류의 영화만 벌써 몇 번째일까? 스탭업 전편과 가장 최근에 본 스트리트댄스, 베이비,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플래닛 어쩌고 하는 비보잉 대회 영화 등 꽤 많은 수의 춤 영화를 본 것 같다. 역시 이런 영화에서 느껴지는 건 무한도전 정신과 젊은이의 패기와 열정, 사람과의 만남과 그 속에서의 경쟁, 그리고 화합이다. 스탭업3D도 이런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배틀이 중심이 되는 춤문화에서 부모님의 권유와 약간의 협박으로 고등학교 때 춤을 추다가 대학가서는 춤을 접겠다고 하고 신입생 OT에 참석했는데 그새를 못 참고 멋진 회식 어쩌고 한정판 나이키 운동화를 쫓아 가다가 사무라이와 춤대결을 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해적팀에 소속되고 계속 춤을 추게 된다. 대학에 같이 입학한 이성 절친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이용해먹는다는 느낌.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으니 절친이라고 하다가 할로윈 파티 같은 거는 가볍게 무시해주고,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이 개념없는 센스. 이걸 열정으로 봐야할지, 개념없는 초딩이라고 봐야 할지. 나도 이미 나이가 든 건지 젊은이의 무법자 같은 무개념의 자유와 열정은 사양하고 싶어진다. 짜증스럽다고 해야할까.
역시나 이번 영화도 큰 구성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돈 많은 팀과 돈이 없어서 고생하며 해체 위기에 놓인 팀. 팀원의 일부는 상대팀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멧돼지처럼 포기할 줄 모르는 팀원 때문에 희망을 놓지 않고 다시 새로운 멤버들과 도전하고 결국 성과를 일궈내는 성장영화. 월드대회인데 대회장 밖에서의 연습과 갈등 외 막상 대회장에서의 모습은 분량이 그다지 길지 않다는 느낌이 강했다. 싱겁게 대회를 이겨서 이게 이들이 바라는 최고의 자리인가 싶을 정도. 물론 중간중간의 장면 하나하나는 눈을 뗄 수 없을만큼 멋졌다. 이게 진정 인간의 동작이란 말인가!! 공학 시험 보다 자전거타고 날아온 주인공 덕분에 물바다가 된 무대에서 수중 댄스를 벌이는 장면도 시원하고 흥미로웠다. 물보라가 튀기는 게 와우~ 스토리보다는 비주얼에 핵심을 둬야하는 영화인데 나쁘지 않았다. 아, 그리고 또 하나 알게 된건 미국으로 유학간 사촌이 왜 그렇게 쓸데없이 용돈으로 신발을 사모으나 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단순히 아이들 사이에서 없어보이지 않기 위해서 모으는 건줄 알았는데 나름 그들의 문화 사이에서는 단순히 그 이유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정확하게 콕콕 찍어낼 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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