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스릴 넘치는 탈옥 장면도 볼거리로서는 충분하지만, 이 정도에서 끝날 픽사가 아니다.(만약 그랬다면 왠만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보다 약간 더 좋은 수준에서 끝났으리라.) 이 영화의 정말 대단한 것은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에 있다. 그 이야기에는 깊이가 있고, 심장과 그에 의한 엄청난 감동이 있다.(픽사 영화에는 1년에 5번 이상 보기 힘든 순수한 감동이 있다.) 중반부를 넘어갈 때까지는 이 영화는 지극히 평범한 애니메이션처럼 보이지만, 후반부는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탕이다. 감동적인 장면들의 성찬이다. 정말 기적적인 방식으로, 픽사는 또 다시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터뜨리는데 성공한다.(손수건 꼭 지참하시길. 정말 누구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장면임..)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진정한 우정에 대해서.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하고 중요한 것인지. 비록 다락방에서 지내게 되더라도, 우리를 기억해주고, 함께 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기에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가치가 있고 소중하다는 것 아닐까?
그러고 정말 슬펐던 마지막 이별 장면. 누구한테나 추억이나 영원하게 간직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삶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떠나 보내기 싫지만 그것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 이별의 순간은 그 당시에는 별 것 아닌 것처럼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가슴이 아프고 슬픔이 남지만, 슬픔과 함께, 그러나 그 슬픔은 오래 지속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슬픔이 사라진 자리에 그 소중한 추억이 가슴 속에 영원히 남게 될 거고, 그러고 삶은 계속해서 흘러가게 되겠지.
이 영화에서의 마지막 장면은 슬픔과 함께 소중한 추억이 영원히 앤디의 마음 속에, 그리고 우디를 비롯한 장난감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게 될 것임을 보여준다. 어떻게 알 수 있냐고? 앤디는 이웃 집 아이에게 자신의 장난감을 하나 하나 소개해주면서 소중하게 아껴달라고 신신당부한다. 그리고 이 영화 속의 이별의 순간, 앤디가 장난감들을 뒤로 두고 떠날 때의 그 슬픈 표정. 그리고 앤디는 그 안타까운 마지막 순간,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고맙다고....
p.s
1. 이 영화의 탁아소 설정에서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 농장>이 떠올랐더라는....
2. 구태어 3D로 안 봐도 될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게, 3D 영화라는 느낌이랄까? 이런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왜, 3D로 보게 되면 3D에서만 줄 수 있는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대신에 2D의 선명함을 놓치게 되는 것인데, 이 영화에서는 3D 효과라든가, 입체감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느꺼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영화와 융화가 되는 3D라고 볼 수 도 있겠지만, 그 말은 영화를 굳이 3D로 만들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 된다. 3D로 보는 것도 말릴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기왕에 또 보게 된다면 더 선명한 화면을 지닌 2D 디지털로 볼 것 같다. 아이맥스 3D로 보는 것도 대단하겠지만, 영화의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면 3D로 보나 2D로 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특히 안경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안경 위에 안경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좀 불편한 것도 있고.(결정적으로 막판에 눈물 날 때 눈물 닦기가 너무나도 불편했다는...)
3. 마지막 장면은 눈물이 그냥 쏟아지는 장면이지만 그 장면이 끝나고 나서 나오는 엔딩 크레딧 장면은 웃음 폭탄이다. 꼭 보시길!!
4.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픽사에서는 사람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천재들만 일 하는 것 같다. 왠만한 영화들을 보면 2편은 1편을 못 넘고, 1~2편에 비해서 3편은 그야말로 안드로메다로 직행시켜야 할 3부작들이 거의 대부분인데(<반지의 제왕> 시리즈나 본 시리즈 등등 물론 예외는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이 그렇다는 것...) 이건 그런 3부작과는 거리가 확실하게 멀다. 픽사의 전작인 <월-E>나 <업>보다는 약간 아래인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토이 스토리 3> 역시 걸작이며, 시리즈 중에서 가장 성숙하고 가장 대단한 작품이다.드림 웍스가 올 해 <드래곤 길들이기>로 픽사 영화의 수준에 거의 근접은 했지만 픽사의 영화는 누구나 만들 수 없는, 그야말로 넘사벽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더라는... 정말 누구에게나 강력하게 먹힐 수 있는 작품이다...(정말 마지막에... 눈물 나거나 눈물 나기 직전까지 가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상상을 할 수 조차 없는...)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인터넷에 이미 보는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정도의 화질을 지닌 파일이 나오긴 했지만... 이건 인간적으로 극장가서 꼭 좀 봅시다!!! 제발!!!! 정말 남녀노소 나이 불문 안 하고 모두가 봐야 할 영화!! 애니메이션은 아이들 용이야 이러면서 극장가서 보는 거 시간 아까워하지 말구요!!!(이건 아이들 용이라기 보다는 성인용에 더 가까운 애니메이션입니다!! 마지막 장면은 오히려 성인들이, 특히 20대~30대 분들이 더 많이 감동적으로 보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