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당장 이세상을 떠날지도 모를 현실이 너무나 익숙한듯, 모친상을 마치고 상복을 벗으면서 서둘러 여행채비를 할수 있는 시한부소녀...발이 없고 다리도 못쓰는 불구로 태어나 부모에게조차 버림받고 외로움과 고통 속에 갇혀 살아온 소년...가정에서 소외되고 살인의 누명에 연루되어 이리저리 쫓겨다니다, 더이상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노인...그들의 슬픔은 이미 세상에 가득 차고 흘러 넘쳐 마를대로 말랐다
있지도 않은 분홍돌고래에 눈물주머니와 절망을 모조리묶어 미끼삼아 던지고
남은 잠깐의 호흡을 위해 삶의 이유를 낚는다
이미
저마다의 이별에 충분히 가슴아팠던 그들
낯선 길 위에서, 또다른 이별을 부르는 만남을 선택한다
이토록 미련한 인간
아직은 먼 슬픔의 크기보다 당장의 필요가 더 달기에, 그래도 사람들은 또다시 인연을 택한다
이런 그들의 이별은 왜 슬퍼야하는가
역시 인간의 슬픔이란 기만적이다
인간은 선택적만남의 이별을 슬퍼할 자격이 없다
단지 아쉬움이 남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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