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영화로 과연 원작을 살릴수 있을 것인가 걱정을 하게 됐다.
일단, 재미있다.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처음 시작할 때 약간 소란스러웠던 극장도 어느새 조용하다.
원작에 100% 충실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정도면 원작에 충실하네 라는 생각을 할 정도. 시간과 공간의 여러가지 제약을 감안한다면 넘어갈 만한 수준이다. 마지막의 반전은 감독의 깜찍한 장난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묘하게 원작과 틀리다. 사소한 일로 인하여 사회적인 생명이 죽음에 이른 두 남자의 어두운 면은 보이지가 않았다. 사회의 일반적인 흐름을 거부한 한 남자와 일반적인 흐름을 쫓아간 남자가 동시에 몰락한 사건은 어떻게 보면 참 사소하다. 하지만, 바로 그 사건이 영화의 인물 중 유해국과 박민욱을 나타내는 사건이 아닌가. 영화의 도입부. 웹툰의 초기부분에 해당하는 이 부분의 미묘한 차이로 인해 웹툰과는 다른 유해국과 박민욱이 나오게 됐다. 치밀했떤 유해국은 약간은 엉성하게... 추락한 엘리트의 박민욱은 코미디하게... 그래서 좀 아쉽다.
물론 감독이 원한 것은 웹툰을 100% 충실하게 재연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아니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 틀리니... 웹툰에서 느낀 감정을 그대로 쏟아낸 것일지도...
어찌됐든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 인해 중요한 내용을 뽑아내고, 그것을 다시금 배치시키고 하는 과정에서부터 이미 다른 '이끼'가 된 것이리라.
또한, 70년대와 현재의 사이를 오가며 우리가 겪었던 혹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를 물어보고 있는 웹툰을 담기엔 영화가 너무 무거워졌을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웹툰이 가지고 있는 것과 영화에서 보여줄만한 것을 절묘하게 절충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금 웹툰을 찾아 보게 된다.
사실 웹툰을 다시 보려는 욕구가 왜 생긴지 잘 몰랐다. 하지만, 보고나니 느낄 수 있는 것이 분위기...
영화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밝다. 약간의 코미디가 들어가서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인간에 대해... 인간끼리의 사건들에 대해 밝게 대처해나간다. 살인이 일어나는 것도... 영지에 대한 것도.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미묘하게 다르네 는 아... 다른 '이끼'구나. 이건 '강우석의 이끼'라고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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