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청소년 축구대표 경력의 김원광. 하지만 수없이 사기를 당해 지금은 한방 역전을 꿈꾸며 세계를 돌아 다닙니다. 그러다 우연히 TV를 통해 보게 된 동티모르. 거기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 보지만 역시나 사기를 당해 귀국길에 오르던 그의 발길을 잡는 광경...맨땅에서 맨발로 축구하는 소년들의 모습이었죠. 온 국민들이 축구에 매료된 그곳에서 축구 관련 사업은 성공할 거란 확신으로 사업을 시작하지만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 계속되자 아이들에게 축구화를 리스하기에 이릅니다. 하루 1달라를 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가난한 그곳에서 김원광은 어떤 꿈을 그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까요...
동티모르의 한국인 히딩크라고 일컫는 김원광 감독의 실화를 재구성해 영화로 만든 <맨발의 꿈>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시즌에 맞춰 개봉합니다. 21C 최초 신생 독립국 동티모르에서 유소년 축구 대표님을 만들고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일궈 낸 실화를 박휘순과 고창석 그리고 동티모르 실제 아이들을 통해 영화 <맨발의 꿈>으로 우리들과 만나게 되었네요. 근래 들어 가장 감동적이고 눈시울이 여러번 붉어지며 가슴 벅찬 환희로 자연스레 박수가 나왔던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은 무엇일까요...
"동티모르"
영화는 자막으로 동티모르란 나라가 겪었던 가슴 아픈 역사를 보여주여 시작합니다. 포르투갈에 450년이나 식민 생활을 했고 2002년에야 비로소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뒤에도 동,서 지역간의 갈등으로 지금도 무수한 사람이 죽고 있는 척박한 땅... 너무 가난해서 아무것도 없지만 그런 곳에 단 하나 있는 것이라곤 '희망'뿐... <맨발의 꿈>은 가난하지만 절대로 꿈도 가난하지 않았던 그들의 감동적인 '희망' 이야기를 담아 냅니다. 적도의 땅, 넉넉하지 못한 현실임에도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역경을 이겨내며 희망을 꿈꾼 이야기가 허구나 연출이 아닌 실화이기에 그 자체로 가슴 벅찬 감동으로 전해져 옵니다.
"꿈과 희망"
감동 실화이고 한국인 히딩크로 불리는 분의 이야기이지만 시작은 참 소박합니다. 축구화를 아이들에게 리스하는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한 돼지 내기 시합으로 그의 축구 가르침은 시작합니다. 관람전 예상은 아이들을 체계적으로 훈련시키고 세계 대회를 목표로 한국 축구를 가르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지만 내기 시합으로 시작해 내기 돼지가 늘어나고 앙숙이 될 수 밖에 없는 내전의 아픔으로 자기 팀 내 선수들끼리 싸우는 문제를 풀기 위해 외부에 해외 시합을 결정하는 소박해 보이는 과정은 미화된 영웅담이 아닌 우리 주변 이야기처럼 담백하고 진솔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런 진솔함 속에 고난과 역경에 힘들어하는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한, 현실로 인해 늘 시작만 했던 과거를 떨쳐버리고 드디어 끝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꿈꾸는 모습에서 '나도 한번...'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다지게 됩니다.
"배우들"
이번 작품을 보면 배우들이 고생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찌는 듯한 더위, 질병, 내전의 위험까지... 그러나 박휘순은 여전한 입담과 연기로 배꼽 빠지게 웃게 만들다가도 눈시울 붉게 만들며 즐거운 롤러코스터를 타게 합니다. 우리말, 영어, 인도네시아말을 동시에 섞어 가며 뭔소린지 자막을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대사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어록처럼 귀에 착착 달라 붙습니다. 게다가 <영화는 영화다> 이후로 확실한 코믹 배우로 자리메김을 하고 있는 고창석은 이번 작품에서도 분명한 코믹 캐릭터를 만들며 박휘순과 함께 유쾌한 시간을 보장하지요.
그러나 이번 작품에 가장 중요한 배우라면 바로 동티모르 현지의 아이들입니다. 동티모르에 1호 배우인 아이들의(영화가 없는 그곳에서 영화에 출연했기에) 실제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축구화 하나 살 돈 없을 정도로 가난하고 영양실조로 실명까지 할 정도이지만 그래도 축구를 하면서 미래의 꿈을 꾸는 아이들이 더운 곳에서만 생활하다 난생 처음 추위 속에서 마지막 촬영을 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 아이들이 이번 영화에 진정한 주연들이었습니다.
"스포츠의 감동"
2002년 우리가 월드컵 4강에 신화를 이뤄내며 무한 감동을 경험한 것 처럼 아이들도 맨땅에 맨발로 공을 차고 변변한 축구팀하나 없었던 無에서 30회 일본에서 열린 리베리노 컵 유소년 세계 축구대회 때 6전 전승으로 우승이라는 有를 창조해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너무 가난해 비행기표조차 구하지 못해 출전이 취소될 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이나 사기범으로 오해받아 강제 출국의 위기를 해쳐가는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였고 그렇게 출전한 대회에서 난생 처음 추위와 싸워가며 승리를 거두는 그들의 모습은 골을 넣을 때마다 벅찬 감동 그 자체입니다. 각본 없는 드라마인 스포츠 그리고 둥근 공이 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이 영화가 끝나자 모두들 박수를 치더군요. 정말 고생하고 촬영한 배우와 아이들에게, 이런 좋은 영화를 만들어준 감독께 그리고 실존 인물이신 김원광씨께 행복과 희망을 준 감사함의 보답을 하고 싶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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