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별로, 졸립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특히 보그나 지큐 같은 잡지들을 챙겨서 보는 사람들, 혹은 광고나 출판(특히 정간물)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보면 흥미롭게 봤을 다큐스러운 영화였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를 굉장히 재미있게 봐서 그 실제 모델인 편집장은 어떤 사람일까 기대하고 봤는데 너무 다큐쪽으로만 흘러서 별로였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편집장은 스타벅스 커피에서 멀 빼로 몇 센티 버리고 등 작은 것 하나까지 굉장히 까칠한 사람이었는데 보그 편집장은 막상 다큐 영화를 통해 보면 까칠하다기보다 자기 일에 정말 철저하고 열심인 사람일 뿐. 그리고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처럼 뚱뚱하거나 심술궂게 생기지도 않고, 마른 체형에 큰 키로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사람이었다. 얼굴은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예쁘지는 않았지만. 잡지가 나오기 몇 달전부터 유행을 예상하고, 또 패션 평가회를 통해 스스로 유행을 주도하기도 하고. 전세계 패션계를 주름잡는 멋진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내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여자처럼 코발트 블루와 청록색의 색감을 확! 느끼지 못하는 유행이나 패션에 둔감한 사람이라서 내가 보기엔 그 디자인이 그 디자인인데 왜 저렇게 생 난리를 칠까 약간 의아하기도 하고. 9월의 보그 잡지는 다른 어떤 때의 잡지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내년의 패션을 주도할 수 있는 잡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기대하지 않고 다큐영화임을 확실히 인지하고 갔으면 즐기면서 봤을텐데 많이 아쉬운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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