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비문명화된 종족을 다루는 다큐를 볼 땐
" 아, 저런 데서 옷도 안 입고 어떻게 사나? 뷔페도 없는데..."
하는 기초적인 의문과 경이에서부터
"난 문명국 대한민국의 수도에서 사니까 행복하다" 는 좀 유치하기까지 한 안도감을 느끼곤 했다.
다큐와 영화로 본 <아마존의 눈물>은 몇 걸음 더 나아간 듯 했다.
처음엔 남녀 모두 옷도 안 입고 취재진과 금새 격이 없이 인간의 정을 나누는 그들이 부러웠고,
자연이 베푸는 대로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굶는 그들의 삶이 노자와 장자가 말한 무위자연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일부다처든 다부일처든 서로 필요한 대로 그리고 서로 느끼는 대로 살아가면서도
나름의 규칙과 배려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아마존 부족들의 순수와 자유,조화로움이 아름답기까지 했다.
그곳에도 주술사,추장,자연의 의약품,자연식 등 우리와 다른 모습 같지만 같은 패턴의 인간의 삶이 그려 졌다.
이것이 어쩌면 인류의 공통된 모습이자 한계일 것이다.
그러나, 문명 세계를 조금씩 접하면서 달라져 가는 아마존 부족민들을 보며
아름다운 미개와 추잡한 문명의 경계를 새삼 떠올리게 됐다.
그 백지의 순수한 아마존인들이 거짓과 위선, 이기심에 생명까지 경시하는 걸 당연시 하는 문명인들이 되어 가는
게 난 솔직히 그리 반갑지만은 않으면서도, 그들 또한 문명의 이기에 도취되어 가겠지라는 씁쓸함이 가슴을 짓누
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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