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2002년작 한국영화 <중독>의 정식 리메이크작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25만달러나 지불하고 판권을 사가 제작했음에도
미국에서는 물론 대부분의 국가에서 개봉을 못하고,
DVD시장으로 직행했다. (소문으로는 만든 영화사가 파산했다는 설이..)
<시월애>도 그랬지만, 할리우드로 넘어가서 리메이크된 영화들은
대부분 뭔가 빠진듯이 심심한 느낌이 컸다.
이번 <포제션 Possession>도 그랬다.
크게 나쁘진않지만, 뭔가 <중독>만큼의 강렬함은 없었던 '보통' 수준이었다.
배우진은 사라 미셸 겔러, 리 페이스, 마이클 랜디스 정도인데
개인적으로는 모두 아는 배우들이지만, 뭔가 일반적으로 봤을 때 배우진은 약한 수준.
그나마 <시월애>의 리메이크판 <레이크 하우스>의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럭의 캐스팅은
초호화 수준이었다.
당시 <중독>이 개봉했을 때의 내용적인 파격성은 한국에서 유독 강할 수 있었다고 본다.
형수와 시동생의 금지된 사랑. 정말 사고로 인해 형과 동생은 영혼이 바뀌었는가?
영혼이 바뀌었다고해도 그들의 사랑은 허락될 수 있는 것인가 등등.
한국에서는 금기(禁忌)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그 내용자체만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여러모로 개방적인 할리우드로 넘어간 이상, 그 소재는 흥미로울지언정 파격적일 순 없었다.
<포제션>은 그러한 파격성보다는 오히려 미스터리/스릴러 성이 강했다.
<그루지>의 사라 미셸 겔러가 메인을 맡아서인지 분위기도 그런 쪽으로 이끈 느낌이 강했고,
영화 마지막까지 긴장감있는 스릴러보다는 동생(리 페이스)의 영혼은 정말 바뀐 것인가?에 대해
유지를 하는 느낌이 더 컸다.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극장영화로 흥행성을 보기에는 확실히 좀 낮은 편.
<중독> 개봉당시, 일본영화 <비밀>과 비슷한 소재와 흐름으로 표절시비가 있었는데,
확실히 이 영화 초반을 봐도 개인적으로 <비밀>이 먼저 생각났다.
<포제션 Possession>의 뜻이 '소유'의 뜻으로, 그녀를 소유하고 싶은 강한 욕망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는 '빙의'의 뜻으로도 쓰여서인지 <비밀>이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역시 소재와 마지막 반전이 있다는 것만 비슷할 뿐, 내용과 흐름 상으로는 전혀 다른 영화.
개인적으로는 <비밀>을 매우 재밌고 신선하게 봤었기에 많이 생각났다.
또한, 한국원작의 제목은 <중독 中毒>으로 한 남자의 영혼을 뒤흔들 정도로 강한 사랑의 감정을
'중독'으로 표현했을만큼 그 강함을 드러냈는데, <포제션>은 '소유, 빙의'라는 제목처럼 타이틀에서부터
미스터리/스릴러류로 가볍게 방향을 잡은 듯 하다.
한국영화의 위상과 스토리의 신선함이 인정받으면서,
아이디어 고갈인 할리우드에서 많은 판권을 사갔지만, 정작 제대로 된 히트나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는
아직까진 많지 않은듯 하다. 한국에서는 참으로 신선한데, 할리우드만 넘어가면 맹맹해지는 경우가 다수.
<그루지>처럼 강력한 J-호러의 느낌이 아닌 이상, 박스오피스 점령을 누리기에는 아직 부족한가보다.
문화적, 감성적 차이를 여기에서 알 수 있겠다. 다음 한국영화 리메이크작은 무엇일지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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