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맨 로이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연인하고도 헤어진다.
삶의 희망을 모두 잃어버린 로이는 죽고싶은 마음으로 있던 도중에, 병원에서 어린 여자아이 알렉산드리아를 만난다. 그녀를 통해 약을 얻고 죽으려는 로이는 '천일야화'와 같은 몽상적인 이야기를 그녀에게 해주고,
알렉산드리아는 이야기에 빠지면서 로이와 친구가 된다.
그 와중에 현실과 이야기를 오가는 몽상적인 영상과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영화의 영상은 CG가 일절 배제된 실제촬영지에서 촬영된 영상들이다.
스코틀랜드, 파리, 인도, 캄보디아, 볼리비아, 나미비아, 아르헨티나, 중국, 터키, 남아프리카, 이탈리아, 체코 등에서 촬영되었다. 특히나 빨강과 초록, 파랑 등의 강렬한 색으로 대비되는 의상들과 배경들은 모두 인상적이다.
매혹적이고 잔상에 강하게 남는다. 영상미(美)란게 이런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상에 몸이 젖어든다.
그 와중에 희망을 잃고 이야기를 펼쳐가는 로이와 병원에서의 지루한 생활에서 활기를 찾는 알렉산드리아 사이에는 묘한 희망과 절망의 경계가 유지된다.
몽상(夢想).이란 단어가 이 영화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정말 저런 곳이 있을까?싶을 정도로 그 곳으로 떠나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약을 얻기위해 펼쳐냈던 로이의 이야기는 '천일야화'와 같이 펼쳐지지만, 그 끝은 아무도 모른다.
그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은연 중에 영화 속 현실(병원 내)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채워져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로이는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다. 삶의 자포자기, 모두가 죽는 꿈...
꼬마 알렉산드리아는 점점 비극적으로 흘러가는 이 이야기를 듣고는, 비록 허구 속 이야기라도 그들이 죽길 바라지않는다. 마스크 밴디트는 '로이' 자신이었고, 이야기 속에서 죽음을 맞으며 끝내려던 그는,
알렉산드리아의 희망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원하게 된다. 이야기를 펼쳐내면서 삶을 마감하려던 그는,
이야기를 펼쳐내면서 오히려 새로운 구원을 받게된다. 로이와 알렉산드리아의 관계는 그렇게 이어졌다.
단순한 가상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었던 극 중 이야기가,
병원 내 사람들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그 이야기가 현실과 맞물리게되면서 그 의미가 확장된다.
그 안에서 펼쳐진 영상미들은 타셈 싱 감독만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고 생각된다.
참고로, 이 영화에 알렉산드리아로 나오는 꼬마 여자애는 실제로 '로이(리 페이스)'역의 배우를
진짜 스턴트맨으로 알고있는 상태로 연기했다고 한다. 감독이 그렇게해야 더 리얼한 연기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하에. 배우 리 페이스도 이 당시에는 크게 뜨지않은 무명배우였다.
아직도 영화 <더 폴 : 오디우스와 환상의 문>의 강렬한 색채와 영상들, 그리고 음악이 잔상에 남는다.
새롭고 낯선 곳으로의 발길을 이끄는 영화의 힘은 참으로 대단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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