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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제니가 겪는 제한적인 경험에 빗대어 교육의 의무와 중요성에 대해 상반된 입장를 피력하다 후반까지 교육없이도 가치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에 확고했던 제니의 의견과 대조적인 결론을 내리는데 자칫하면 고지식한 훈계로 꼰대 냄새를 풍길 수도 있었다. 인생의 발전적인 활로가 꼭 고등교육을 이행함으로써 질주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닌데 이 작품의 제한된 공간은 명문고, 명문대 진학만이 건전한 미래관과 성공적인 삶을 건설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한다. 마치 교육을 불이행 하면 패가망신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중요한 지점에서 꼴좋게 미끌어지는 제니의 몰락을 대비시킴으로써 그러니까 너네들도 다들 공부해! 라고 윽박지르는 것 같다. 학업에 지친 수험생들이 이 작품을 보면 과거 윤시내의 '공부합시다'를 들을 때처럼 껄끄럽지 않을까. 이 무슨 억장이 무너지는 훈계란 말이냐.
학업은 선택일 뿐 작품 속 엠마 톰슨이 분한 교장 말처럼 의무는 아니다. 학업을 끝까지 이어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인격수양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있고 괜찮은 삶을 개척할 수 있다. 만약 제니처럼 옥스포드같은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하고 그러고 싶어도 가정형편상 여의치 않다면 한심해지는 걸까. 그건 아니란 거다. 이는 상당히 편파적인 시선이고 억지다. 그래서 작품이 표면적으로 설파하는 의미엔 그닥 공감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뒤늦게 학업에 매진하는 경우를 우리는 쉽게 볼 수 있으며 그게 심적으로나 지식면에서나 긍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건 사실이다. 이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생활과 인격수양을 완성하기 위해선 대게 정상적인 방법의 학습을 통한다는 걸 고려해볼 때 [언 애듀케이션]에서 피력하는 고지식한 결론은 고깝긴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언 애듀케이션]의 힘은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쳐진, 떨떠름하게 수긍하게 되는 사고방식을 제대로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선다는 것에 있다. 이 작품이 진짜 말하고 싶은 건 단순히 고등교육의 의무 혹은 이행이 아니다. 영화는 포괄적인 태도로 교육을 통해 다양한 의미를 함축시키고 있다. 이 작품이 말하는 교육은 곧 인간의 삶으로 확장된다. 사람은 편하고자 하는 습성이 있지 않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옳고 그른 것에 대한 개인의 사리분별에 있어 얼마나 자신할 수 있을까. 당시엔 최선의 방법, 최고의 선택이라 판단했던 방식과 결정들이 훗날 백프로 완벽하게 적중할 수 있을까?
인간은 수많은 기로에 서있고 후회를 망각하는 동물이다. [언 애듀케이션]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개선하려는 의지와 적극적인 노력으로 위기를 이겨내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삶을 반추한다. 올바른 삶을 개척하기 위해선 불편하고 힘든 일도 견뎌야 한다는 것, 잠시의 안락이 영원한 악몽이 될 수 있다는 것, 지름길이라 여겼던 것이 실은 낭떠러지일 수도 있다는 걸 말해준다. 원래 좋은 약은 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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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애듀케이션(2009, An Education)
배급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수입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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