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의 오프닝은 마치 [스크림]을 연상하게 합니다. 로맨틱 코미디를 관람한 관객들이 던지는 영화에 관한 한마디씩을 잡아냅니다. 뭐랄까, 일종의 선언이라 해도 좋겠지요. '당신이 볼 영화는 이러이러한 영화다.' 대충 이런 식의 의미를 넌지시 전달합니다. 다만 [스크림]은 공포영화의 장르적 공식을 깨겠다는 뜻이었고, 본작의 경우 충실하게 그 수순을 밟겠다는 뜻이라는게 두 영화의 차이점일 뿐이지요.
관습적이라는건 때로는 장점이 되기도 하는가봅니다. 본작은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수 있는 한편의 오락영화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요. 그러나 꼭 그몫만큼은 충실하게 수행해냅니다. 자칫 단조로워지기 쉬운 영화를 풍성하게 하는 것은 신예 모지은 감독의 솜씨입니다. 여성 특유의 아기자기함을 영화 전체에 걸쳐 늘어놓으며 가벼운 미소를 영화 끝까지 이끌어내지요.
신은경은 [조폭 마누라]의 이미지를 벗어내며, 좀처럼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발산합니다. 정준호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적역이라 할만하고 공형진은 여전한 입담을 과시하지요.
[서프라이즈]는 아쉽게 묻혀버렸지만,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에 이르러 로맨틱 코미디는 충무로의 메뉴에 올라갈듯 합니다. 영화는 액션이 아니면 안된다는 관객이 아닌 이상, 본작은 만족할만한 100분을 선사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