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지구가 뿔이 나서인지 흉흉한 요즘의 시류,
윌 스미스가 <나는 전설이다>로 인류의 끝을 보여주더니,,
아르곤은 <더 로드>를 통해 절망 속 눈물 겨운 부정을 보여주었다..
거의 동시기에 기획되어 나온 영화인 듯 보인다..
전자보다는 후자에 더 가깝게 말이다..
조금은 난해한 제목(해석하면, '일라이의 서'인가?? ;;)을 보면,
영화의 내용을 대략적으로 짐작하기는 어려운데,,
이 영화를 통해 덴젤 워싱턴은 어떤 묵시론을 보여줄까?
Q)액션 블록버스터,,,, 는 아닙니다..
이 영화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선입견은,
이 영화가 덴젤 워싱턴이 액션을 유감없이 보여줄,,
<나는 전설이다>류의 액션 블록버스터일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그러한 분위기의 영화를 생각하고 본다면,
절대적으로 실망할 수 밖에 없는 영화일 거라 미리 말하고 싶다..
이 영화는 액션 장면이 꽤 많이 들어가 있지만(그것도 고어로;;),
인류의 종말 직전의 상황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을 보여주는,,
그런 류의 액션물은 절대로 아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더 로드>와 같은 영화로도 볼 수 없다..
(물론, 대체적인 스크린 속 화면의 느낌은 유사했지만;;)
어찌보면 이 영화는 밑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인류의 구원에 대한 열쇠를 품고 길을 떠나는,,
외로운 나그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정확히 알 수 없는 요인으로 인해 인류의 생명이 위협 받는 미래,
그것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열쇠를 갖고 있는 주인공이기에,,
이 영화는 어떤 액션적인 활극이 넘치는 영화는 절대로 아니었다..
도리어 어찌보면 약간의 액션이 가미된 정통 드라마와 같다랄까?
그래서 어찌보면 내러티브적으로는 부자연스러운 점은 없었으나,
그냥 기대와는 다른 영화의 전개 때문에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다..
영화를 흥행시키기 위한 장르 포지셔닝(지극히 개인적인 관점;;)과,
실제로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장르 포지셔닝의 차이가 가져온,,
약간은 아쉬운 일례라고 해야할까나?
Q)아무 생각없이 보던 이 영화에서 <레옹>의 향이 나다??
이 영화를 아무 생각없이 보고 있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악역으로 분한 게리 올드먼이 전면에 나온 순간부터였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선한 형사 캐릭터로 인해,
게리 올드만이 가지고 있는 배우로써의 악마성(?)이,,
조금은 희색된 듯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 영화는 그의 악역 연기 중 절정이라고 할 수 있었을 <레옹>의,
형사 캐릭터가 좀 더 많이 타락한 모양새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아예 <레옹>이 떠올랐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영화 속 캐릭터들의 배치나 관계도를 보면서,
불현듯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어야 할 비밀을 가진 한 남자와,
우연찮은 만남으로 그의 여정에 동행한 한 소녀,,
그리고 그들이 가진 것을 빼앗기 위한 악인까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왠지 비슷하다고 생각되지 않았겠는가?
비록 액션적인 측면에서는 예전과 같은 모습을 기대할 순 없었지만,
적어도 악역 캐릭터로 주인공과 맺는 스파크적인 앙상블은,,
아직도 여전히 그가 악마적 캐릭터의 페이소스를 가지고 있음을,,
영화를 보면서 시종일관 느낄 수 있었다..
어찌보면 느낌적인 장르 차이로 인해 지루해질 수 있었던 영화를,,
긴박감있게 끌고 갈 수 있던 원동력은 이것이 아니었나 싶다..
Q)종교에 대한 맹신, 좋은 예와 나쁜 예,,
이 영화는 기독교적인 색깔이 너무나 강한 영화였다..
우선 주인공이 옮기고 있는 책의 정체라는 것도 성경이었고,
(스포라고 하기엔, 너무 영화에서 공공연히 말하는 것이라;;)
환경이 변하기 전 지구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가치관이 없어진,
미래의 사회를 이끌 수 있는 힘을 이 영화는 성경에 두었다..
개인적으로는 종교가 없는 터라 영화의 내용에 공감할 순 없었지만,
무엇보다 한 가지 공감할 수 있는 게리 올드먼의 대사가 있었다..
"너희들은 물론 모르겠지만, 그 책은 세상을 움직일 힘이 있어!!"
(정확한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사한 내용이었다;;)
종교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영화는 이렇게 간단한 대사 하나로 명확히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극 중 그의 캐릭터는 악인이었기 때문에,
그가 원했던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라 함은,,
아마도 종교적인 맹신에 대한 나쁜 예라고 할 수 있었겠다..
그리고 이에 반해 그 책이 담고 있는 진실을 오롯이 맘에 담고,
꽤 오랜 시간(영화에서는 거의 30년;;)을 서쪽을 향해 걸어,,
결국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성경을 세상에 남긴 덴젤 워싱턴은,,
아마도 종교적인 맹신에 대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으로 종교적인 색채가 많은 영화는 별로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영화는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가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결국 종교적인 것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강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영화는 이러한 자기 오류에 빠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나,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는 분명 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왜 인류가 그런 상황에 빠지게 되었는지,
전혀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고 이야기를 시종일관 진행해간다..
그것은 아마도 이 영화가 진정 주목하고 싶었던 것은,
묵시론적인 암혹기의 세상을 살고 있을 인류의 모습을 비추며,,
그들이 왜 그런 상황에 처해있게 되었는가를 말해주기 보단,,
그들이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려 하는지 였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속 이전 모습을 궁금해 하는 소녀에게 덴젤 워싱턴은 말했다..
"그 때는 이것들을 소중함을 모르고 살았다고,,"
지금 우리가 그런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한 방울의 물, 한 톨의 쌀, 곁에 머물러 주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있을 때는 소중함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액션 블록버스터가 될 수 없었다..
조금은 영화가 주고자 할 메시지적인 측면에만 주목해 본다면,
그래도 이 영화가 아주 재미없는 영화로 보이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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