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러스>로 당대 최고의 배우임을 입증한 §;김명민§;. 그의 놀라운 연기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가 있는데, 그게 바로 메디컬스릴러 『리턴』이다.
여기서 제목 '리턴'은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상태를 의미한다. 즉 ";수술 중 각성";이라는 가히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말인 것. 전신 마취를 한 환자가 수술 도중 의식이 깨어나 수술 중의 모든 통증을 느끼지만 정작 몸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 ";수술 중 각성";은 그만큼 대상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유발하고, 심지어 죽음에게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이 한 아이에게서 벌어진다. 10살 '상우'에게서 벌어진 끔찍한 일은 결국 그와 온 가족을 파멸로 이끈다. 결국 살인까지 저지른 상우는 정신병원에 격리되고, 다행히 최면치료를 통해 수술 당시의 기억을 봉인하는데- 그렇게 모든 게 일단락되나 싶은 어느날, 25년 후가 영화의 진정한 시작이다.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 사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외과의 '류재우'에게 어느날 특별한 일이 두 가지 생긴다. 하나는 도저히 약물을 통한 마취가 불가능한 환자를 정신과 전문의 '오치훈'의 최면 마취로 수술에 성공한 것이고, 또 하나는 오래된 친구 '강욱환'이 미국에서 돌아와 재우를 찾은 것이다. 거기에 재우의 수술파트너인 마취의 '장석호'까지, 과연 이 네 남자의 인연과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런 와중에 재우는 점점 협박전화를 받는다, 아내를 살해하겠다는. 결국 재우는 아내의 죽음을 막지 못하고, 오직 진실 찾기에 목을 맨다. 그러면서 밝혀지는 하나둘의 눈꺼풀들.. 거기에는 25년 전 ";수술 중 각성";의 고통을 겪은 나상우가 있었던 것이다. 과연 지금의 나상우는 누구인가?!
휴_ 영화 구성이나 내용, 연기 등을 다 떠나서 우선은 보는 내내 불편했다. <그레이 아나토미> 시리즈 덕분에 수술 장면을 보고는 별 감흥이 없지만, ";수술 중 각성";이라는 고통은 생각만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조그만 상처 하나에도 아파하는 인간이 자신의 신체가 잘려나가고 기계가 몸안을 뒤집어놓는 고통을 그대로 느낀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진짜 싫다 -_ㅠ
여하튼 그래도 소재나 구성, 연기 등은 썩 괜찮았다. 이야기 흐름이나 반전이 돋보였고, 연기력으로 다져진 네 배우들의 투혼도 빛났다. 김명민의 또 다른 변신은 역시 좋군하! '김유미'를 새로이 마주하게 된 것도 작은 수확이고-
진짜 생각해보면 모든 피와 복수와 증오의 근원은 인간인 것 같다. 그것도 이해의 부족, 의사소통의 결여 때문에. 당시 상우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믿어주기만 했더라면 후에 이러한 일들도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지금도 국내 의학계에서는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하니, 영화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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