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의 원작동명소설을 영화화한 호러적인 긴장감있는 분위기와
함께 코미디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버무린 스릴러 영화이다. <고스트
타운>의 데이빗 코웹 감독의 영화인 이 영화속에서 단연 빛나는 인물은
아내의 불륜으로 별거상태에 들어가있는 부를 축척한 베스트셀러 작가인
모트 레이니(조니 뎁)에게 자신의 소설을 표절했다며 느닷없이 불청객이
찾아든다. 존 슈터(존 터투로)라 이름을 밝히며 위협적으로 자신의
소설 '시크릿 윈도우' 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처음에 그의 이야기를
가볍게 무시하고 달래보려던 모트는 존 슈터의 강경하면서도 위협적인
태도에 그가 가져온 원고의 내용이 자신의 소설과 유사한 내용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런 그의 애완견이 살해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 모트, 그런 그를 놔두고 불륜을 저지른 아내 에이미 레이니(마리
아 벨로)는 불륜의 상대인 테드 밀너(티모시 휴튼)와의 사랑을 키워나가며
이혼서류에 서명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모트의 태도의
애매모호함으로서 서명을 거부한 상태로 새로운 소설에 대한 창작의 불꽃
도 꺼져버린 듯한 모습이다. 그런 상황속에서 자신의 목을 점점 조여오는
슈터에게 불안함을 느낀 모트는 보안관을 비롯해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물색하는 한편 자신의 아름다운 아내가 이제 다른 남자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사실 이 영화의 오프닝은 상당히 의미심장한 부분
을 이야기해 준다. 그것은 모트의 정신적인 쇼크로 인한 트라우마의 형성
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로 6개월전 테드와 에이미가 잠자리를 같이 하는
모텔방을 덮치며 권총을 사용하려고까지 시도했던 모트에게는 일종의
정신적인 균열이 생기고 그것은 자아의 분열을 만들어 슈터라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슈터가 원하는 결말의 수정은 결국
모트가 느낀 배신감과 함께 그런 아내에 대한 복수심과 적개심의 심리
가 만들어내는 결과라는 것을 보여주는 심리스릴러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재미있는 점은 다른 영화에서는 좀처럼 찾아볼수
없는 심도있는 깊이와 절제되있으면서도 광기에 휩싸인 모트의 인물을
강렬하게 전달해낸 조니 뎁의 연기에 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과 함께
진행되는 상황에 따른 연기몰입하는 섬세한 느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에 대단히 인상깊게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한가지 분명 영화의
반전은 약하고 이렇다할 임팩트를 주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인과 복수의 화신으로 이중인격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모트
레이니에 대한 감정개입이 깊이있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분명
모트 레이니의 행위는 용서받지 못하는 잔혹한 살인마로서
보여질만한 것이었다. 그가 그런 행동을 보이도록 원인제공한
아내의 불륜과 오히려 이혼서류에 싸인을 받기 위해 모트의
산장을 방문한 아내에게 준비된 소설의 결말을 이어주는 것은
그럼에도 묘한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모트에 대한
감정의 이해와 그런 트라우마에 의해 '존 슈터' 로서의 인격을
가지고 불륜의 아내와 그녀의 새로운 애인을 처리하는 부분이다.
'존 슈터' 의 인격을 현실로 이끌어낸 것은 다름아닌 에이미였고
그것은 모트의 잘못이 아닌 에이미의 불륜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 점을 명백히 드러내려는 듯 이미 모트에게 마음이 떠나
이혼서류에 서명을 받아내려고 출발한 에이미는 마치 자신의
업보인냥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색다른 시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스릴러가 될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과응보라는 루트를 그대로 따르게 해주는 의미
심장한 부분도 찾아볼수 있다는 것은 신선하다. 그리고 긴장감을
유지하는 조니 뎁의 표정과 행복, 대사 모두 새로운 발견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스릴러로서의 반전적 요소는 약하지만 그외의 전체적인
긴장감과 스토리적 전개는 만족스러운 여운을 남겨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