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 한규(송강호)의 사무실 겸 거주 공간에는
흥미로운 소품이 눈에 띈다.
노란 형광색의 빛을 발하는 지구본이다.
영화 중간 중간 등장하는 이 지구본이
서로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살벌한 이 공간에서 유일한 안식을 주는 듯 했다.
<영화는 영화다>에서 김기덕 감독이 발굴해낸 수제자라는 평가를 받은
장훈 감독은 두 번째 작품 <의형제>로 확실히 자신의 진가를 더욱 더 발휘한다.
전작에서 느껴졌던 특유의 짐승적인 남성의 모습들
흑과 백 처럼 느껴지는 남과 북의 서로 대립되는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등
장훈 감독이 전달하려고 하는 메세지를 확실히 영화속에 투영시킨다.
거기에 따스한 유머러스와 감칠맛 나는 대사 등으로 영화 중간 중간 웃음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여기에는 역시 대한민국의 절대 배우 송강호의 역할이 단연 클 것 이다.
<우아한 세계> 와 가장 닮아있는 캐릭터 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와는 다른 자신만의 세계가 의형제에서 또 다시 펼처진다.
송지원 역할의 강동원 역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송강호와의 연기 호흡에서
닮아있는 자신의 캐릭터를 발굴하면서 안정된 연기를 펼친다.
특유의 무뚝뚝하면서도 감성적인 캐릭터를 표현하는 역할에 제격이라고 느껴졌다.
<의형제>는 박력있는 오프닝 부터 시작해서 시종일관 스릴려의 묘미와 버디 영화의 장점을 두루
가지고 태어난 작품이다.
바로 이런 맛이 남과 북이라는 분단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맛이 아닐까
그동안 보아왔단 분단의 아픔을 다룬 영화 중에서 또 다른 이정표를 제시한 작품이라 생각하고 싶다.
너무 감상적이기도 하지만 이제 남과 북도... 이처럼 부드럽고 말랑 말랑해진 관계가 되었으면 한다.
절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이 하나가 되는 그 순간을 꿈꿔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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