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중국 역사상 가장 현인으로, 그리고 위인으로 추앙받는 '공자'
'仁'을 기반으로 한 공자의 유가 사상은,
춘추전국시대에는 그리 주목 받지는 못했지만,,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나라의 뒤를 이은 한나라에 의해,,
그 참된 의미가 밝혀지기 시작한 학문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아마 영화적으로는 처음으로,
유가 사상의 '공자'에 대해 다루고 있는 영화다..
Q) 중국형 블록버스터에 대한 환상,,
이 영화의 크레딧이나 포스터를 보고 들 수 있는 단상은,
탁상머리에 앉아 시경을 읊으며 제자들을 가르치던,,
고정관념적인 공자의 이미지를 우선 벗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에 더해 적극적으로 춘추전국시대라는 난국에 개입하던,
공자의 모습을 중국형 블록버스터 특유의 물량공세로 재해석한,,
그런 거대한 블록버스터 영화일 것이라는 점이었다..
원래 중국 영화는 머리수로 승부하는 물량 공세의,
그런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영화들은 절대로 아니었다..
도리어 중국의 감독들은 그런 물량공세와는 전혀 다른,
조금은 사회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중국을 다룬 영화들을,,
주로 만들어내며 그를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 받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중국이 1990년대부터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영화 시장에도 꽤 많이 돈이 유입되었는지 물량 공세가 눈에 띄는,,
속칭 중국형 블록버스터가 중국 영화의 대세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가 알만한 그런 감독들은,
이제는 자신들의 이전 영화의 색감과는 정말 다른,,
말 그대로 마음껏(?) 가용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활용한,,
전통적인 무협 영화의 틀을 벗어나는 블록버스터를 만들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중국 영화를 보면,
그리고 포스터에 등장하는 캐스트에 따라서,,
영화를 반사적으로 중국형 블록버스터로 인지하는 경향도 생겼다..
그리고 이 영화도 포스터만을 통해 그런 함정(?)에 빠진 영화다..
이 영화는 이전에 보았던 중국형 블록버스터와는 좀 많이 다르다..
무엇보다 사람들로 승부하는 장면이 그리 많지 않고,
(물론, CG처리가 되지 않은 세트장 건립은 여전히 놀라웠지만;;)
인간 공자가 자신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해,,
노나라에서 쫓겨나 전국을 유랑하는 시기들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물론 영화의 전반부 노나라의 국상이 되었던 시기에는,
그의 개혁 정치를 설명해주기 위한 물량 공세가 보이기는 했지만,,
영화는 딱!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순수히 그의 행적만을 쫓는다..
결국 영화를 보기 전에 CG 투성이 헐리웃 블록버스터와는 다른,
사람 냄새가 나는 인산인해 중국형 블록버스터를 생각했을,,
대다수의 관객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영화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 빗나간 예상은,
결과적으로 관객들이 영화에 품을 수 있는 기대치를,,
꽤 많이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는지도 모르겠다..
Q) 설마 이 영화도 가위질이 들어간 영화는 아니겠지?
예상과는 다른 영화의 스케일적인 전개에 따른 실망과 더불어,
꽤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의 내용을 따라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개인적인 감상은 근거로한 지극한 일반화의 오류이겠지만;;)
왜 그랬을까?
그 이유는 단순했다..
노년 공자의 과거 회상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의 구조는,
앞뒤의 사건이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이야기를 구성하지 않은,,
전국으로 유랑을 떠나는 공자의 행적을 쫓는 에피소드형이었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정말 페이드 아웃이 많이 등장한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하나의 막이 내려가듯,
이 영화는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페이드 아웃을 사용했다..
(솔직히 그래서 국내에서 마구 가위질된 재편집본인 줄 알았다;;)
물론 12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공자의 주요 일대기를 담는 건,
아마 코끼리를 소형 냉장고에 넣는 것 만큼이나 힘든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어쩔 수 없이 에피소드형 구조를 택했을 것이나,
문제는 그 방식으로는 영화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초반부 노나라에 머무르며 선정을 펼치던 공자의 부분만이,
그래도 에피소드형이지 않은 개연성을 가진 부분 정도일까?
이 영화는 공자가 노나라를 떠나면서 전국을 떠돌고,
그리고 결국 다시 노나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위에서 말했던 대로 개별적인 사건에 대한 에피소드로 채워졌다..
이를 통해 이 영화는 어찌보면,
상업적인 성격을 가진 오락 영화로 보여지기 보다는,,
도리어 공자에 대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착각되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결국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이 섞여 버렸다..
또한 크게 변주되지 않았던 영화의 에피소드들 속 사건들은,
결국 120분도 채 되지 않는 이 영화를 지루하게 만들어 버렸다..
Q) 중국이 <공자>를 위해 <아바타>상영을 막은 이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3D 영화 <아바타>가 흥행하던 어느 날,
중국에서는 꽤 황당한 조치가 취해졌다..
영화 <공자>의 흥행을 위해 3D 상영관에서 상영되는 분량을 뺀,
나머지 2D <아바타> 상영 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 기사를 봤을 때, 조금은 의아했다..
굳이 그런 처분을 내리지 않더라도,
이 영화는 중국내에서 만큼은 큰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 영화인데,
왜 굳이 그런 조치까지 감수해야 했을까?
우선 영화의 내용을 직접 확인해보니 이유가 짐작되기도 했지만,
문득 다른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공자'에 대한 숭배가 꽤 굳건해지고 있다고 한다..
'忠'이 군자의 큰 덕 중 하나라고 주창해왔던,
공자의 가르침이 현 중국 정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었던 것일까?
중국 정부는 화교들이 살고 있는 전 세계에,
공자 기념관을 설치하는 등 그를 부각하기 위해 노력했었다..
그리고 그의 전국시대 시기의 행적을 닮은 이 영화가 나왔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공자의 가르침을 읊은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꽤 의미 심장한 대사들이 영화의 주요 부분에 등장했다..
특히나 그 중에서도 가장 맘에 걸렸던(?) 대사 중의 하나는,
노나라를 벗어나 위나라에 당도한 공자가,,
위나라의 황후인 남자와 독대하는 장면에서,,
그 시기 요부로 악명을 떨치던 남자와 나누던 대화였다..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타인에 의해 요녀로 평가받던 남자는,
공자와 독대한 자리에서 가르침을 청하며 호감을 표한다..
그리고 공자의 심금을 울릴 명대사 하나를 날렸다..
"사람의 옳고 그름은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난 후 평가된다."라는,
(정확한 기억에 따른 것은 아니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인의 의도와는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중국 공산당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대사인 것처럼 보였다..
,, 이 외에도 꽤 귀에 거슬리는 대사는 많았지만,,
그 많은 것들을 이 짧은 글에 담기에는 본인의 재주가 모자란 바,,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의도는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그냥 아무 것도 아닌 장면일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아무 것도 아니라고 넘기기에는 꽤 걸리는 건 확실했다..
나름 꽤 많은 기대를 했던 영화였음이 분명하지만,
보다 명확한 건 그 기대를 한참 많이 못 미치는 영화였단 점이다..
주윤발이라는 중화권 최고의 배우가 나오는 영화임에도,
왜 이 영화는 꽤 많이 지루하게 느껴졌던 것일까?
왕년의 가오에서 이제는 카리스마에 기반한 연기력으로 전환한,
영화 속 주윤발의 연기가 너무 정적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동적인 그의 모습을 사랑했던 팬들이 보기엔 꽤 큰 배신이었을,
이 영화 속의 정적인 주윤발은 말 그대로 악전 고투로 보였다..
과연 이 영화는 이런 위험 요소들을 어찌 극복할 수 있을까?
Copy Right™, 매니악's 적나라촌평
출처 : http://www.cyworld.com/csc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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