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를 뛰어넘는 영화의 신세계
이모션 캡쳐
2012를 본 후 당분간 영화를 보고 기술적 측면에서 놀라지 않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2012는 압도적이었다.
그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그런 위압감이었다.
특히 해운대를 본 지 얼마 안되서 더욱 그랬다.
그래서 당분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더이상의 기술은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은 큰 오산이었다.
아바타 속 세상은 2012와는 또다른 차원의 세계였다.
영화 초창기 당시엔 인간이 아닌 생명체를 연기하기 위해선
인형옷을 뒤집어 쓴 채 연기를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실리콘 혹은 금속으로 된 옷을 입고 연기하는 그들의 모습이 결코 자연스러 울 수 없었다.
그래서 영화 기술자들은
컴퓨터 그래픽과 센서를 이용해 사람의 행동을 캡쳐 해 내는 모션 캡쳐라는 방식을 만들어 냈다.
반지의 제왕의 골룸 에서 사용된 이 기술은
손가락 하나의 움직임 까지도 섬세하게 담아 낼 수 있었다.
지긋지긋한 실리콘 가죽을 벗어 날 수 있었 던 것이다.
그래서 반지의 제왕의 귀염둥이 골룸도 탄생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모션캡쳐에도 한계가 존재했다.
바로 표정.
그러한 센서들은 얼굴의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과 감정들을 담아 내지 못했다.
골룸같은 괴물의 단순한 연기는 괜찮았지만
좀 더 높은 수준의 연기를 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이뤄졌다.
얼굴에도 센서를 다는 퍼포먼스 캡쳐(베오울프)
얼굴에 미세한 가루를 뿌린 후 그 빛을 캡쳐하는 이모션 캡쳐(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등등
그리고 이러한 발전은 제임스 카메론의 이모션 캡쳐에서 정점을 찍었다.
아바타에서 사용된 이모션 캡쳐는
카메라를 배우들 얼굴에 직접 달아
주름, 동공, 모공 하나하나까지도 미세하게 담아냈던 것이다.
예고편만 보고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상상했던 나로써는 가히 충격이었다.
푸른색의 나비 종족들은 더이상 가상의 컴퓨터 속 인격체가 아닌
또 하나의 진짜 외계 생명체였다.
놀라면 동공이 커지고,
언짢을 땐 이맛살이 찌푸려지고,
슬플땐 눈매가 촉촉히 적시며 눈물을 흘렸다.
마네킹 같던 예전의 그런 가상 인물이 아닌 실제 배우 그 자체였다.
스크린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또 다른 생명체들.
인간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까지 일까? 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