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이면서도 신성하지 않은 웃음유발 장면이 난무하는
개그의 본고장에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영화다.
프로페셔널한 킬러 윤현준(신현준)의 등장씬은 그가 킬러
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려주는 직업적 액션퍼모먼스를 통해
알수 있다. 과묵한 킬러의 모습으로 나오는 그에겐 직업적인
선배에서 이젠 작은 애견 샵을 운영하는 은퇴선배인 이만수
(박철민)과 술중독의 포스를 분출하며 허구헌날 밤마다
집 변기에 토하는 어머니 윤여경(김혜옥)이 있다. 주변에
친구하나 보이지 않는 그에게 들어온 의뢰 3건중 한 건을
처리하러 직업적 정신투철하게 간단한 살인 의뢰먼저 처리
하러간 그의 앞에 의뢰받은 남자가 아닌 여자 서진영(강혜정)
이 모습을 드러낸다. 현준은 놀람과 당황에 과묵한 포스를
털어내고 자신의 총을 뺏어 자살을 시도하는 진영의 머리에
일격을 날리고 자살미수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리고 시작되는
기묘한 인연의 남여의 모습, 현준과 진영의 꼬임의 연속이
시작된다. 현준은 자신이 자살도우미냐며 욕을 해대고 진영은
킬러가 돈받고 죽이면 됐지 말이 많냐고 설전을 벌이며 싸움을
시작한다. 결국 죽지말고 장수하라는 묘한 상황의 여운을 남기
고 진영의 집을 나서는 현준, 그런 진영은 이미 지하철 자살
등을 시도한채 몇년간 사귄 남자친구에게 차인채 사랑에 목매여
죽음을 결심한 사연이 있다. 그리고 그 만남이후 현준은 진영의
모습이 자꾸 걸려 얼토당토않는 만남을 이끌어 내며 고전적 개그
의 웃음을 분출시킨다. 다른 의뢰를 완수하고 난뒤에 잊었던 사진
을 찍으런 갔을때 일어나는 상황이나 진영과의 어설프게 데이트
하는 모습등은 사실 상당히 고전적이면서도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
을 보여준다.그리고 그런 진영과 계속적으로 얽히는 우연의 연속
을 연출하는 영화는 결코 넓은 세상이 상당히 좁게 느껴지게 만드
는 것이 아니라 그 세상이 확실히 허구적 영화적 세계라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해준다. 그냥 이 허구적 세상에서의 모습의 부자연
스러운 개그를 즐기라는 식의 전개는 처음부터 끝까지 비현실적인
킬러세계의 액션씬과 우스꽝스럽게 얽힌 로맨스와 부자연스러운
주변인물들의 관계가 증명해 주고 있다. 심각한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킬러의 문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내용적인 면은
어떻게 보면 재치있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불편하게 만든다.
물론 영화를 사실적으로 살리라는 의미에서가 아닌 그 안에
도입한 로맨스가 심각하게 얽혀있다는 것이 더 문제가 되는
영화다. 진영이 킬러의뢰를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쓴
사채돈과 연결되어 한 국회의원의 암살의뢰까지 연결되는
사건전개와 한순간 적에서 우호적으로 변하는 이른바 건달
들의 모습까지 부자연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우발적인게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건 일부러 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풀어내려는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 전체적인
개그적 퍼모먼스와 대화, 상황등이 부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웃음을 연발하는 것은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었지만 결국
그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결말까지 이어지면서 로맨스의
완성을 이루는 영화의 모습에서 남는 건 허탈함 이상이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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