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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ig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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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24 오전 8:1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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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이름.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아니 세계 애니메이션의 선구자라고도 불리는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이웃집 토토로], [미래소년 코난], [천공의 성 라퓨타], [원령 공주] 등으로 전세계 다양한 매니아층을 구축하고 있는 그가 이번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선보이려 한다. 항상 그랬듯 국내 개봉했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흥행 참패를 면할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현실. " 흥행은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보기를 바랄뿐... " 이라던 감독의 바램이 그 발언만큼의 결과를 얻게될지 아니면 흥행 성공이라는 보너스까지 가져갈지는 영화를 본 관객들의 만족도와 그들의 입소문에 의해서 판가름 나겠지? ^^a
오물신=강신(江神)은 환경오염에 찌들어가는 자연을 대변한다. 더럽게만 보였던 오물신이 원래 강의 신이었다는 설정은 그의 몸에서 나온 고철덩어리, 폐수, 쓰레기 등을 보여주며 산업 사회의 병폐를 꼬집고 있는 것이다. 사회 발전을 핑계로 지속적인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는 인간들, 감독은 우리에게 자연 훼손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해주기 위해서 오물신을 등장시켰다. 이것은 신과 인간이 공존한다고 믿는 일본의 정신적 사상에 입각한 것으로 우리가 하는만큼 자연은 그대로 받아들인다 또는 자연과 인간은 나눌수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금을 나눠주는 요괴를 따라다니는 귀신들은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의미한다. 예상외로 귀신조차 조그만 금조각에 쩔쩔맨다. ( 귀신이 금에 집착하는 설정은 특이하다. ^^;;; ) 온천장의 모든 직원이 모여서 금조각 하나 줍기만을 바라며 그에게 손을 벌린다. 그렇게 금을 얻은 귀신은 그 댓가로 자신의 목숨을 내놔야 한다. 내놓다기보다 얼굴 없는 요괴가 덥썩~ 잡아먹는거지. ㅋㅋㅋ "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 " 는 명언도 있지만, 사실 돈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 우리들. 조그만 금을 받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금을 바라는 귀신들이나 부와 명예를 손에 쥐면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이나 돈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똑같은 부류이다. ㅡㅡ;;; 그래서 감독은 우리에게 경고한다. 너무 욕심 부리지 말라고... 금에 목숨거는 귀신이 잡아먹히듯이 사람도 돈에 욕심부리면 언젠가 화를 당하게될 것이라고~!! ^^a
<치히로>라는 이름을 잃어버린 <센>은 자아를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이다. 온천장에서 일하려면 주인 유바바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그는 마녀임과 동시에 신적 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인간의 이름을 바꾸는 것쯤은 어렵지 않다. "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 너의 이름은 이제 치히로가 아닌 센이다! " 마녀 유바바의 명령은 인간이 거스를수 없는 신의 전지전능함을 나타낸다. 이것은 인터넷과 매스컴에 휩쓸려가는 현대인의 모습과도 같다. 인터넷 게시판에 " 이 생각 어때? " 라고 나오면, 사람들은 " 맞는 말이야. " 하며 쫓아간다. TV-신문 매스컴에 " 요즘 이런 추세야. " 라고 나오면, 사람들은 " 그런가 보다. " 하며 당연시 생각한다. 만약 센이 자신의 본명인 치히로를 잊어버린다면, 그녀는 온천장을 빠져나올수 없게 된다. 그건 치히로의 자아를 잃어버리면 결코 인간으로 돌아올수 없다는 의미와 같다. 혹시 요즘 사람들은 센처럼 주위 환경에 따라가고 있지 않은가? " 이게 옳다~ " 싶으면 " 맞아~ " 라며 따라가고, " 이게 유행이다~ " 싶으면 " 좋아~ " 라며 따라가고... 오죽하면 < 언론 플레이 > 라는 말이 있을까. ㅡㅡ;;; 이름을 잊지 않았기에 온천장의 금지된 규칙을 깰수 있었던 치히로처럼 자기 생각을 굽히지 않는 의지와 자기 생각을 말할수 있는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자세히 살펴보면, 영화의 등장 인물은 인간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마녀 유바바는 내 말은 곧 법이다 식의 권위주의적 캐릭터, 치히로는 자기 소신을 잃지 않으며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도전적 캐릭터, 하쿠는 막강한 힘을 원했지만 덧없는 것임을 느낀 회의주의(懷疑主義)적 캐릭터, 얼굴 없는 요괴는 아무도 관심없는 - 소외된 현대인의 자화상 - 왕따 캐릭터, 돌머리 삼총사는 권력에 의지하며 아무 일도 안 하는 빈대 성격의 캐릭터, 가마 할아범은 묵묵히 일하며 살아가는 중산층 캐릭터, 숯 검댕이는 기회만 있으면 뺀질거리려는 잔머리 굴리기 최고의 캐릭터, 우량아 보우는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난리치는 고집불통의 캐릭터...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종문이처럼 캐릭터를 나눠보는게 어떨까? 누군 이렇고 누군 저렇고 식으로 구별하다 보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또다른 재미를 느낄수 있으니 말이다. ^^v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됨으로 인하여 왠지 부실하게 느껴졌던 결말 부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시간의 러닝 타임중에서 1시간 30분을 온천장 이야기로 소비한다. 이제 30분 정도 지나면 영화가 끝날텐데, 센은 난데없이 늪의 바닥으로 이동한다. " 지금 가면 언제 영화 끝나라고? ㅡㅡa " 내심 걱정해 보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제니바(=유바바의 쌍둥이 언니)와의 만남. 너무 쉽게 용서를 받아낸다. 그건 놀라움이 아닌 왕~ 허탈함이었다. ㅡㅡ;;; 이렇게 허탈한 마지막 결말에도 불구하고, 신의 세계로 들어간 치히로의 가족이 아니 온천장 생활에 적응한 센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환타지적 경향을 띄고 있음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 그렇듯이 일상의 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유지되었던 규칙이 깨져버린 곳, 온천장에서 신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부담없이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 한여름밤의 꿈 >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a
ps) 종문이의 잡다한 생각들.. ^^;;;
1. 아무도 다가서지 말라, 아무도 숨쉬지 말라, 아무도 관심갖지 말라. 위의 세가지에 해당하는 존재가 있으니, 그 이름하여 오.물.신. 어그적 어그적 걸어다니면서 주변 사람들을 오염(?)시키는 그의 모습을 보며 웃지 않을수 없다. 걸어갈 때마다 떨어지는 끈적끈적한 X물과 온 몸에서 풍기는 악취는 화생방 훈련 그 자체~!! 따뜻한 온천탕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깨끗했던 온천수가 시꺼먼 폐수로 변했다. 카메오 출연(?)처럼 보이지만, 영화에서 절대 빼놓을수 없는 엽기황당코믹 캐릭터. ㅋㅋㅋ
2. 개인주의 vs 영웅주의? 무사히 부모님과 함께 온천장을 빠져나온 치히로. 이걸 보며 종문이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 자기 가족만 데리고 탈출하는구나. 나머지 돼지들도 구하면 안 되나? 그들도 전부 사람일텐데... 치히로가 나쁜건 아닌데, 쫌 아쉽군. " 그러나 잠시후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 어쩌면 개인주의로 생각할수도 있겠군. 하지만 치히로가 모든 돼지를 구출했다면? 순식간에 영웅주의로 바뀌겠군. 전부 구하면 영웅이 되는거고, 부모님만 구하면 가족을 구해낸 용감한 소녀가 되는거고... " 참 오묘한 차이로다. 가족만 구하느냐, 전부 구하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니 말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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