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패션 잡지 '보그'. 여자들에게 그 책 한권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어찌보면 매달 새로운 내용으로 출간되는 패션계의 성경책일지 모릅니다. 3천억 달라 패션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보그'는 여성들에겐 잡지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뜻이죠. <셉텀베 이슈>는 '보그' 의 9월호가 나오기까지의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모델이며 얼음 공주란 별명을 갖고 있는 안나 윈트워와 그녀의 측근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0년동안이나 보그에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탁월한 패션 감각과 리더쉽으로 지금까지의 보그를 있게 한 패션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안나 윈트워를 보고 있으면 꼭 패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도 우리가 인생에 롤 모델로 삼는 멘토가 아닐까 합니다. 날카로운 눈매만큼이나 빈틈없는 일처리와 업무 능력, 부하 직원의 의견을 들어 주면서도 최종 결정은 회사를 위해 냉정한 판단을 내려 악역을 서슴치 않는 모습, 문제를 즉시 해결하는 판단력, 업계의 흐름을 미리 읽어 새로운 시도를 도입하는 과감한 안목등은 분명 자기 개발서에 등장하는 바로 그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제목만 들었을 때는 제목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패션업계의 9월은 다른 업무 직종과 달리 9월이 새해를 여는 의미로 받아 들여지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9월이 중요하기에 보그에 9월호 마감을 의미하는 '셉템버 이슈'는 총성없는 전쟁터를 방불시키며 피를 말리는 제작 과정을 시간의 순서로 보여 줍니다. 이 작품이 돋보이는 점은 물론 핵심 인물인 안나 윈트워에 비중을 두어 9월호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으면서도 그녀의 측근들 특히 패션 에디터인 그레이스와의 관계를 흥미롭게 그려 냅니다. 총망 받는 모델이었지만 자동차 사고로 업무를 바꿔 그녀의 핵심 브레인을 맡고 있는 그녀는 마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과 앤 헤서웨이의 모습을 보는 듯한 재미를 줍니다.
잡지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렇게 많은 돈과 노력이 필요했는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잡지가 전 세계 여성들과 패션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놀랐습니다. 그 잡지에는 일반인이 꿈꾸지 못하는 옷과 모델이 있어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지만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은 우리와 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었고 그것을 이룰 수 있게 해 주는 편집장인 안나 윈트워는 우리가 세상이라는 바다를 항해할 때 방향을 인도하는 등불과 같은 존재로 보였습니다. 여자들이 꿈꾸는 모든 로망이 이 한편에 담겨 있어 행복감을 주겠지만 남자들도 그녀와 주변 측근들을 보며 올바른 회사 생활과 자기개발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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