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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 챔피언 - 영화 흥행의 챔피언은 될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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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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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ig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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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21 오전 8:0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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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간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국민 가수, 10대 소녀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아이돌 스타, TV 시청자들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탤런트, 영화계에서 스타 대접받는 배우, 그러나 잊혀지는 사람들이 연예인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인, 기업인, 은사 하물며 가족과 친구까지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기억속에서 사라져 간다. 영화 [챔피언]의 주인공도 그중 한명이다. 세계 챔피언을 눈앞에 두고 안타깝게 죽었던 복서 김득구, 그의 삶을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그렇다면 어렵게 자랐지만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로 세계 챔피언까지 도전했던 김득구의 인생역정을 영화 [챔피언]이 관객에게 얼마나 보여줄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챔피언]은 3개의 장점과 3개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장점 세가지는 이렇다. 1. 복서 김득구의 인생을 영화 소재로써 사용한 것 2. 영화 [알리]보다 더 리얼했던 시합 장면 3. 김득구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한 유오성의 연기력 단점 세가지는 이렇다. 1. 세계 챔피언이 되기까지의 중간 과정을 생략한 것이 많음 2. 관객과 공감할수 있는 부분이 적음 3. 인간 김득구보다 복서 아무개의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느낌이 강함 위의 여섯가지에 대해서 종문이의 견해를 밝혀보고자 한다.
* [챔피언]이 가진 세가지 장점 1. 복서 김득구를 영화속 인물로 살려내라. 1978년 세계 챔피언 맨시니에게 무릎을 꿇고 결국 뇌손상으로 절명한 복서 김득구.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권투보다 야구를, 야구보다 축구를 선호하는 것이 요즘 우리나라 실상임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은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영화로 표현하는데 고집 부린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사람을 다시 살려내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챔피언]은, 아니 곽경택 감독은 신념을 굽히지 않고 김득구의 영화를 만들어 냈다. 2. 진짜 싸우는걸까 아니면 때리고 맞는 시늉을 하는걸까? 그리 많진 않았지만, 링 위에서 김득구가 싸우는 장면은 심심치 않게 볼수 있었다. 자칫 어설프게 보일수도 있었던 권투 장면은 [챔피언]에서 현실처럼 보였다. 휘두르는 주먹의 속도, 맞을 때의 모션, 풋워크하며 흘리는 땀방울, 맞아서 부어오른 얼굴 등을 아주 자세하게 표현했기에 " 내가 실제 권투 시합을 보고 있는건가? " 라는 착각도 했었다. 이것은 감독, 배우, 스탭, 엑스트라, [챔피언]을 만든 모든 사람들이 이루어낸 노력의 결실인 셈이다. 3. [알리]의 윌 스미스? [챔피언]의 유오성이 더 낫다! [챔피언]을, 유오성을, 김득구를 모르는 사람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 영화에 나온 주인공의 진짜 직업은 무엇일까요? " 라며 질문한다고 가정해보자. 아마 이런 대답을 하겠지. " 진짜 복서 아니예요? 복서 데려다가 연기시킨거 아닌가? " 내 예상이 틀릴지도 모른다. ^^;;; 하지만 종문이가 보기엔 [알리]의 윌 스미스는 별거 아니었다. 그때 감탄했던 윌 스미스의 연기력은 [챔피언]의 유오성에게 비교할 대상도 안 된다. 그만큼 잘했다는 것이다. 유오성이 있었기에 [챔피언]은 김득구를 부활시킬수 있었다.
* [챔피언]이 가진 세가지 단점 1. 김득구에게 시련과 고난은 없었다. 승승장구하는 모습만 있을뿐... 그는 어린 시절을 버스탈 돈이 없을 정도로, 만화책을 팔러다닐 정도로 빈곤하게 보냈다. 하지만 우연히 체육관에 들어가면서부터 그의 인생은 순탄하게 나아가기 시작한다. 공사장에서 일하고, 꾸준히 연습하고, 항상 겸손하고, 그런 김득구의 모습은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어렸을때 고생했던 모습을 표현한 장면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어른으로 성장한 그가 살기 위해 노력하는, 챔피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만 볼수 있을 뿐이었다. 주먹 몇번 날리고 한국 챔피언, 얼굴 몇번 맞고 동양 챔피언, 그리고나서 세계 챔피언 도전. 그 과정에 있어서 실패와 좌절의 모습이 너무 없었다. ( 이렇게 쉬운 거라면 나도 권투할란다!!! ㅡㅡv ) 오히려 이경미(@채민서)와의 스토리가 지배적으로 느껴질만큼 어려움이 없었다. ( 김득구의 전적은 19전 17승 1무 1패였다. 그래서 지는 모습을 볼수 없었는지도... ㅡㅡa ) 2. 그의 인생을 관객과 함께 공감할수 있는 표현력이 부족했다. 아내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 그녀와의 만남은 시작부터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집안의 결사반대는 동양챔피언이 되자마자 쉽게 사라졌고, " 권투 안 좋아해요. " 라고 말하던 그녀의 가치관도 쉽게 사라졌다. 그리고나서 갑자기 동거에 들어간다. 결혼 신고는 한 상태였지만~ ^^;;; 미국으로 떠나기 전, 아내에게 “울지마. 내가 죽으러 가니... ” 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것을 보는 종문이의 가슴에 김득구의 비장함을, 종문이의 눈가에 눈물을 글썽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ㅡㅡ;;; 맨시니와의 처절한 사투끝에 김득구는 결국 사망했고, 미국까지 찾아온 그의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이름을 부르며 새 옷을 꺼냈다. 이것은 슬픔이 가득한 어머니의 심정을 최대한 절제시킨 장면으로 볼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실수(?)였다. 김득구의 죽음에 눈물을 보인 사람은 아내 이경미밖에 없었다. 그녀 또한 울부짖으며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닌 길거리에서 TV 뉴스를 보다가 조용히 흐느낄뿐이었다. 감독은 영화 [챔피언]으로 김득구의 죽음을 관객에게 알리고 싶었다면 그 안타까움을 두배, 세배, 몇배로 증폭시켰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았기에 " 설마 내가 죽기야 하겠니? " 라던 김득구의 말은 이승에서의 마지막 유언이 되었을뿐, 더이상 그의 죽음에 강력한 지원 효과(?)를 주지 못했다. 3. 인간 김득구보다 복서 아무개의 다큐멘터리적 영화라는 느낌이 강했다. 김득구는 천재 복서의 재능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 오직 노력으로 성공한 경우였다. 영웅적인 이미지를 바랬던 것일까? 특별한 존재이길 바랬던 것일까? [챔피언]은 김득구의 인생을 남겨진 자료 그대로 보여준다. 화려하게 꾸미지도 불쌍하게 치장하지도 않는다. 혹시 망자(亡者)에 대한 예의였을까? 영화가 갖는 약간 비현실적인(Fiction) 장면을 원했던 관객은 실망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고... [챔피언]은 너무 현실적이다. 심하게 말하면 밋밋하고 무미건조하다. 어쩌면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세계 챔피언에 도전했던 어느 복서의 인생일지도 모른다. " 여자는 인생의 걸림돌(X) 디딤돌(O)이다. " 또는 " 권투는 공평해. 팔 세개 달린 사람이 없잖아. 오직 두 주먹으로만 싸우니까. " 또는 "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 라이트급 챔피언 김.득.구 라고 합니다. " 에서 볼수 있는 김득구의 매력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순간적인 일회성 멘트라고 느꼈을뿐, 가슴 깊게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챔피언] 시사회 할때 ( 개봉한지가 언제인데, 이제서야 시사회 이야기를 하는건지~ ㅡㅡ;;; ) 무대 인사를 하던 유오성이 진지한 태도로 말했다. " 객관적인 입장에서 말씀드리는데, 110분의 러닝 타임이 절대 지루하진 않을 껍니다. ^^v " 그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지루함을 느낄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지 않았던 것이 하나 있었다. 지루하진 않았지만, 영화 상영후 가슴 저린 감동이나 기억에 남을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것. 종문이는 [챔피언]이 감독 곽경택의 영화가 아닌 배우 유오성의 영화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영화 [친구]에서 반쯤 감긴 눈을 뜨며 흐느적거리던 마약 중독자 역할을 보여주었던 유오성, 그의 연기력은 [챔피언]에서도 유감없이 나타났다. [친구]의 깡패 준석이 아닌 [챔피언]의 복서 김득구로써 완벽한 변신을 한 것이다. [챔피언]에 김득구는 없었다, 유오성만 있었을뿐... 이것은 배우의 연기력이 너무 뛰어나서라고 말할수도 있다. 하지만 [챔피언]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복서 김득구를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가 종문이에게 전달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점이 가장 아쉽다. 혹시 나만 이렇게 느끼는건 아니겠지? ㅡㅡ;;; 결국 [챔피언]은 가끔씩 < 누구의 영화 > 라며 평가되는 범주에 속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득구의 인생을 보다 자세하게, 애달프게 보여주지 못했기에 종문이는 [챔피언]을 배우 유오성의 영화로 기억하게될 것이다.
ps) 종문이의 잡다한 생각들.. ^^;;;
1. 빰빠빠 빰빠빠빠빠~ ( 역시 음악은 글로 표현하면 안돼. ㅡㅡa ) 20대 중반의 성인이라면 한번 이상 들었음직한 MBC 권투 중계 오프닝 음악. 이게 얼마만에 듣는 음악이냐~!! [챔피언]에서 이 음악을 듣게 되다니... ^^a "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세계 챔피언 타이틀 매치가 열리는 미국의 어쩌구 저쩌구... " 보너스로~ 송재익 캐스터의 목소리도 들을수 있다. 송재익이구나.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송재익 캐스터였구나~!! 월드컵 중계 방송에서 차범근 해설 위원과 같이 나왔을때 처음으로 얼굴 본건데 어릴적 종문이가 MBC 권투 중계 보면서 들었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그였구나. 그리고 한참 듣지 못했던 -벌써 15년쯤 됐나?- 오프닝 음악도 들을수 있다니... 감개무량(?)하다. ㅋㅋㅋ 기억속에서 잊혀진 음악과 목소리를 영화에서 들을수 있다는 것이~
2. [챔피언]은 [친구]의 후광을 업고 싶었던 것일까? 포스터를 보면 두가지 홍보 멘트가 눈에 띈다. 하나는 " 틀림없이... 이기고 돌아올께. " 라는 김득구의 다짐, 또 하나는 " [친구] 감독 곽경택의 작품 " 이라는 홍보성 문구. 전국 8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대박냈던 영화 [친구]가 그렇게도 신경쓰였단 말인가? 어릴적 동네 친구들과 놀았던 추억, 어른이 되어서 서로의 갈 길이 달랐던 친구들, 그렇기에 어쩔수 없이 발생된 사고, [친구]는 그런 전개 방식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크게 성공한 영화 제목은 같은 장르의 영화 또는 같은 스탭진의 영화가 개봉할 때면 항상 인용된다. [챔피언]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챔피언]이 김득구의 인생을 그린 영화로써 인정받기 원했다면 홍보사는 [친구]를 언급하지 말았어야 했다. 왜 단기적인 홍보효과만 노린 것인가? ( 종문이는 아직도 기억한다. [식스 센스]를 언급했다가 망한 [블레스 더 차일드]를... ㅡㅡa ) 어느 정도의 Over PR은 좋다. 그러나 그것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두개의 영화를 비교해서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지 생각해 본다면, 앞으로 개봉할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에게~ 자신의 영화를 인정받기 원하는 감독에게~ 보다 솔직한 모습으로 다가설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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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2002, Champion)
제작사 : 진인사필름 / 배급사 : 코리아 픽쳐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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