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아바타>를 관람하고 흥분이 채 사라지기도 전 마음 속에서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미 본 영화를 극장에서 한 번 더 봐야 할까... 그건 그럴 수 있겠지만 극장이 IMAX관이라면 좀 고민이 되었죠. 관람 요금이 16,000원이나 되다보니 이 돈이면 보고 싶은 다른 영화를 2편이나 볼 수 있기에 좀처럼 결정하지 못하며 시간만 흘렀습니다.
애초부터 3D IMAX관에서 보지 않았다면 별로 고민이 되지 않았겠지만 이미 8월에 입체 안경을 쓰고 IMAX관에서 <아바타> 예고편을 본 뒤 다른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흥분과 경이적인 장면들을 맛 본터라 그 맛을 기억하는 뇌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며 자꾸 극장으로 가라고 부추기더군요.
드디어 관람을 결심하고 IMAX관에 예약을 하려고 CGV 홈피를 본 순간.... 이미 해가 끝나는 날까지 거의 모든 좌석이 팔리고 기껏해야 조조, 심야 (새벽 1시, 2시)만 일부 좌석이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 고민하지 않고 바로 예매했으면 좋은 자리 좋은 시간에 관람할 수 있었는데... 땅을 치며 후회했죠. 그나마 심야 상영시간이 그나마 조금 괜찮은 자리가 남았지만 문제는 귀가를 위해 택시를 타면 심야 할증까지붙어 족히 3만원이나 되다보니 가격 부담이 너무 커 결국 조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주말에는 조조까지 모두 매진이라 보려면 해를 넘기거나 아니면 평일에 봐야만 했습니다.어쩌나.... 연말 한창 바쁜 평일 그것도 오전에... 사장님께 사실을 말하면 아예 집에서 푹 쉬면서 보고 싶은 영화 실컷 보라고 하실게 뻔하기에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고 반차 휴가를 쓴 뒤 거래처에서 연락이 안오기를 바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조조를 예매했습니다.
가슴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극장 안으로 들어 서니 우선 눈 앞을 가득 채우는 스크린의 위용이 놀랍습니다. 특히 앞쪽에서 보면 시야 전체를 덮어버릴 것 같은 크기이지만 객석 수는 그리 많지 않아 더 꽉찬 느낌을 줍니다. 그런 스크린에서 뿜어 나오는 입체 영상은 모든 것들이 바로 눈 앞에 존재했습니다. 가령 순수한 영혼을 의미하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이 날아 다니는 장면은 손을 뻣어 잡아 보고 싶을 정도이고 숲 속의 모든 것들의 아름다움은 안경 바로 앞에 존재하는 것같은 착각을 갖게 합니다. 정말 와... 라는 작은 탄성이 자연스레 나오고 이런 차이를 위해서라면 들어간 돈이 아깝지 않다는 뿌듯함이 밀려 오더군요.
제이크가 아바타로 링크하여 현실과 꿈속을 혼동하는 장면처럼 내가 그들과 한 세상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줄 정도로 현실감 최고입니다. <타이타닉>에서 두 배우가 갑판에서 팔을 벌리며 교감을 나누는 장면처럼 <아바타>에서도 두 주인공이 이크란을 타고 날면서 교감하는 장면은 마치 나도 이크란을 날고 그들과 함께 날아 다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압권인 지구의 용병들과의 전투... 특히 그들과 공중전을 벌이는 장면에선 멀미가 날 정도로 어지러울 정도로 생동감이 넘칩니다. 제 손에서 땀이 날 정도로 ... 이 모든 것이 <아바타>에서 동물들과 교감을 이루는 '샤해일루'처럼 영상과 내가 하나되는 교감이 이루어졌기에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이겠죠.
하지만 3시간 가까운 입체 영상을 보다 보니 속이 울렁거리기도 하고 영어 자막과 우리 자막이 일부 겹치기도 하지만 새로운 환상의 세계로의 모험에 아주 사소한 부분이었습니다. 정말 돈 들여 아깝지 않았던 선택이었고 사장님 몰래 목숨 걸고(?)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아바타>는 정말로 IMAX로 보면 일반 극장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기에 나중에 평생 후회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후회없는 선택이었지만 사장님께는 죄송해요~~ 열심히 일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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