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댓글로 답변드리려니 너무 긴것 같아서 이곳에 남깁니다.
아바타에 존재하는 긍정적인 부분들은 저도 부정한적 없습니다. 단지 그 장점들을 갉아먹는
할리우드의 고질적인 시선처리 (이민족과 다른문화를 바라보는 저들의 자세말이죠)에 대해 이야기 했죠
카메론 감독의 폭력에 대한 고찰과 환경에 대한 주제의식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이 무시 될 수도 없고요
제가 언급한 나비족의 피동적이었던 모습이나 백인남성등은
타문화권에 대한 서구인들의 우월의식을 대변하기 위한
여러가지 장치들중 몇가지 입니다. 즉 주인공 제이크가 백인이라서 비판받을게 아니라 제이크라는 인물로 대변
되고 있는 공식화된 정복-피정복자의 관계 설정이나 전개방식 상의 문제에 이의를 제기해 보는것이
리뷰의 목적입니다. 이런 고질적인 오리엔탈리즘은 리뷰에서 언급한 '스타게이트' '라스트 사무라이' 말고도
'인디아나존스-마궁의 사원' 이나 '300' '미이라3-황제의 무덤' 같은 블록버스터들 에서도
자주 변주되는 구태의연한 이데올로기 들입니다.
만약 아바타가 자본의 침략과 그에대한 단죄에만 몰두 했다면 훌륭한 자아성찰 이었겠으나
서구인들 특유의 비겁한 변명이 녹아들어 있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 망설여 집니다.
침략과 학살은 인정하지만 그것의 부당함을 설파하고 대항하는 '깨어있는 선량한 주인공'이
어째서 백인영웅의 형태로만 나올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으십니까?
아니... 굳이 백인이 아니더라도 결국 이런 기본적 설정들은 스스로에 대한 '면죄부'같은 연출이 아닐까요
이것은 마치 베트남 전쟁에 패배한 미국이 80년대에 열심히 만들었던
'람보' 류의 군국주의 스펙터클과 묘하게 닮아있습니다.
실제론 패배한 전쟁이었지만 영화속에선 일당백 영웅에 의한 승리만이 존재합니다.
영화를 통한 일종의 자위였다고 할까요
그러고 보면 아바타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도 십수년간 할리우드가 설파해온 주장에서 멀리 나가지 못합니다.
목소리 높여 과거사에 대한 비판과 반성을 하는듯 하다가 슬쩍
'그래도 그 잘못을 깨닫고 바로잡은것 또한 우리였다' 고 들릴듯 말듯 독백하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처량하기 까지 합니다.
한번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일본에서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었는데 내용이 일본이 조선을 침략해서 수탈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일본인 남성이 제국주의의 부당함에 분노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억압받는 조선인들을 규합하여 일제를 몰아내고 조선인 여성과 사랑도 얻게됩니다.
어떻습니까? 유치찬란하고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습니까?
피정복민이 사실에 입각해서 이런 영화를 만든다면 또 모를까
침략의 역사를 가진 자들이 저런 이야기를 내놓는다면 그건 유치한 변명과 면죄부가 될 것입니다.
물론 모든 서구인들이 이런 이데올로기를 의도적으로 연출해낸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도 '소프트 파워' 라고 하지요 즐길건 즐기되
그들이 주장하는 이야기와 가치관에 모두 고개를 끄덕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블록버스터 오락영화에 '프로파간다' 딱지를 붙일 이유도 없고요....
적절한 답변이었나 모르겠군요
쓸데없이 얘기만 길어져서 -_-;
어쨌든 좋은 지적 감사드리고요 앞서 언급드린 영화들을 찬찬히 훓어 보시면
제 주장이 뭐였는지 곧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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