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보고싶었던 이유. 뭐니뭐니해도 곽부성을 오랜만에 이 땅의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대가 컸고, <디 아이>를 흥미롭게 혹은 무섭게 본 경험을 되돌아 봤을 때 팽브라더스에 대한 신뢰가 없진 않다는 것이 그 다음이었지요.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위의 두가지 기대를 완벽하게 내지는 어느정도 충족시켜주는 미덕을 보입니다.
십여년전 홍콩의 하이틴 스타로 급부상하던 곽부성!! 그 시절 스타들의 책받침을 소장하는 것이 팬심의 하나로 보편화되어 있었죠. 물론 저는 그의 책받침을 당연하게 소지하고 있었답니다ㅎ 하여간 풍운 이후 최근 그의 작품활동을 확인할 수가 없었고 그렇게 제 뇌리에 곽부성의 존재는 사라져가고 있었죠. 럴수럴수 그런데 B급 스러운 제목의 <C+탐정>이라는 영화로 후까시 잡던 예전모습은 어디로 가고 그냥 미중년의 포스로 제게 손짓하네요.(포스터 참조) 알고보니 이 왕년의 스타 꽤나 묵직한 배역들로 제대로 배우의 길을 걷고 있었더군요. 단지 한국 스크린의 갯수가 적었을 뿐;ㅁ;
사족이 길었지만. 이 영화, 곽부성이 아주 멋지게 살아있음을 제대로 보여주더이다. 약간은 엉뚱하지만 시종일관 진지한 캐릭터를 영화 내내 잘 살리고 있습니다. 될성푸른 아이돌은 먼 훗날 진짜 뮤지션이 되기도 하지 않습니까 물론 적절한 비유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다음 이유. 팽브라더스에 대한 적지않은 신뢰 혹은 애정. 저란 사람... 그들의 영화는 <디 아이>밖에 못봐서 편파적인 판단이 있을 수 있음을 먼저 언질합니다. 분명 스럴러로 알고 본 이 영화. 스릴러 맞습니다. 맞고요. 그런데 자꾸 공포로 더 샙니다. 옥사이드 팽! 이 분 공포영화의 리듬을 아는 분이라 그런지 이 영화에서도 계속 공포의 리듬이 멈추지 않습니다. 마지막 결말에선 그동안의 스릴러를 비웃기라도 하듯 마무리 한다뇨.(스포일러 자제좀;) 스릴러적인 극적 요소나 끌어당김이 분명 있어요. 시간이 지나다 보면 점점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는 제 자신을 발견하니까요. 그렇게 이 영화 공포와 스릴러를 줄타기 하며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이 부분이 관객들의 호불호를 분명하게 가를 것으로 보이네요. 얼마전 아주 즐겁게 봤던 <차우>가 그랬는데요, 공포나 스릴러 혹은 괴수물이 아닌 코미디로 본 저는 극찬했지만 알고보니 그런 점이 평을 극과 극으로 나눴던 경우처럼 말이죠.
뭐, 이러나 저러나 곽부성의 재발견으로 이영화에 대한 성취는 충분했답니다. 다음 작품도 꼭 한국 스크린에서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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