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12월이 되어도 거리엔 캐롤송이 거의 들리지 않고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12월의 공휴일 정도로만 인식되어 가는 우리들에게 크리스마스 정신을 다시 일깨워 세상에 평화와 사랑을 알리기 위한 영화인 <크리스마스 캐롤>이 개봉했습니다. 이 작품의 내용은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고 돈에 인색한 사람을 일컷는 대명사로 굳어져버린 '스크루지'를 이미 작품을 알고 있는 관객에게는 지난 날의 추억을, 아직 읽지 않은 관객에겐 색다른 경험을 통한 감동을 경험하게 합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을 영화로 옮기다보니 지금 시대에 맞는 차별화가 필요한 부분에 로버트 저맥키스 감독은 원작을 각색하여 내용을 바꾸는 대신 '퍼포먼스 캡쳐 (Performance Capture)' 라는 기존 영화와의 차별화된 영상을 선택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를 컴퓨터 카메라로 360도 캡쳐해서 찍는 최첨단 기법은 짐 캐리나 게리 올드먼, 콜린 퍼스, 밥 호스킨스의 연기와 생생한 표정을 살려 색다른 볼거리를 주는 것이죠. 더우기 짐 캐리는 이 작품에서 스크루지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 시절은 물론 과거, 현재, 미래의 유령까지 연기하는 매우 중요한 배역을 맡아 누가 짐 캐리인지를 찾아 보는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기존 영화의 영상과 도드라진 차이점을 선사하는 영상은 실사와 흡사하면서도 애니메이션이 줄 수 있는 무한 상상력을 스크린에 옮겨 책을 읽으면서 상상한 이상의 것을 선사하며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분명 이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히 볼만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그러나 배우의 노력과 화려한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 캐롤>은 소설만큼의 감동을 따라가지는 못합니다. 원작이 책을 덮는 순간 가슴에 느껴지던 인생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안내하는 감동어린 충고를 영화에서 느끼기에는 부족한 여운을 남깁니다. 이번 영화에선 스크루지가 돈에 집착하게 되는 과거의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채 미래의 불행한 모습을 보고 변한다라는 조금은 성급한 결론을 도출합니다. 때문에 돈만 밝히면 무조건 나쁜 사람이다라는 결론으올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게 되죠.
분명 스크루지는 도를 넘어선 재물의 집착이 불행을 자초했지만 요즘 세상엔 그의 철학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흥부와 놀부도 재 해석이 되는 이때 그에게도 배울점은 분명 있습니다. 어쩌면 이 점을 좀 더 이번 작품에서 살리는 차별화를 두었다면 새로운 영상이 전하는 재미와 함께 감동까지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올 겨울 크리스마스는 이 영화와 함께 따듯한 사랑과 행복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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